|2026.03.03 (월)

재경일보

견본 화장품 판매 금지로 오픈마켓 샘플 '떨이판매'

2월5일부터 견본 판매 '전면금지'..카테고리 삭제에 판매자 반발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화장품법 개정안에 따라 다음 달부터 견본 화장품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법안 시행을 보름가량 앞두고 견본 화장품과 테스터 향수를 판매해 온 인터넷 쇼핑몰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견본 화장품은 무료로 배포가 원칙이나 경기 불황에 고가의 화장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법적 규제 기준이 없어 주로 개인과 소규모 판매업체 등이 온라인상에서 자유롭게 상품을 거래하는 중개형 인터넷 쇼핑몰을 중심으로 그 시장이 급성장했다.

25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법 개정안에 따라 견본 화장품과 테스터(Tester) 향수 판매가 전면 금지되면서 견본 화장품을 인터넷으로 전문적으로 판매했던 중소업체들이 대거 떨이판매에 나섰다. 샘플 화장품 카테고리를 만들어 이들 중소업체의 판매를 지원했던 지마켓, 옥션, 11번가 등 오픈마켓은 해당 카테고리를 법 시행 전에 없애기 위해 판매자와 협의에 들어갔다.

11번가는 2월2일까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더 후 등 국내 주요 화장품 브랜드는 물론 P&G의 SK2와 에스티로더 컴퍼니의 에스티로더 프리미엄 해외 브랜드의 견본 화장품을 같은 용량 기준 정품 대비 최대 90% 할인하는 '굿바이 샘플, 눈물의 땡처리' 기획전을 실시한다.

11번가 기획전 주요 상품인 설화수 탄력 크림의 경우 정품 가격이 9만원(75㎖)으로 1㎖당 1천200원 수준이다. 그러나 샘품 화장품은 5㎖ 샘플 10개가 4천600원이다. 용량 대비 가격이 대략 92% 저렴한 셈이다. 같은 상품이 지난달만 해도 정품의 70~80% 수준인 6천원 선에서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그것보다도 가격을 더 낮췄다. 

예스24는 지난해 12월30일부터 이달 말까지 한 달 동안 설화수와 헤라는 물론 크리니크와 비오템 등 유명 화장품 브랜드 견본품을 최대 절반값에 판매하는 '샘플샵 기획전' 페이지를 마련했다. 11번가에 비해 가격이 싸진 않지만 예스마니아 롯데카드로 살 때 최대 24%까지 추가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고가의 화장품 브랜드를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이유와 최근 경기 불황을 타고 견본 화장품 시장은 주로 오픈마켓에서 판촉을 넘어서는 기형적인 형태로 급성장했다. 11번가는 화장품 부문 판매 전체 1, 2위 상품을 견본 화장품이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11번가를 비롯해 지마켓, 옥션, 인터파크 등 국내 주요 오픈마켓은 화장품 판매부문에 샘플 화장품 전용 카테고리를 모두 운영하고 있다. 2월5일부터는 법적으로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카테고리를 삭제해야 한다. 오픈마켓 카테고리 삭제에 앞서 판매자들과 협상에 들어갔지만 반발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옥션 관계자는 "법안 시행 전에 화장품 샘플(견본)만 따로 판매하는 카테고리를 상품 메뉴에서 삭제하기 위해 판매자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회사 임의로 철수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닌 법적으로 금지되는 것인 만큼 불협화음은 없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따로 기획전을 열지 않더라도 판매자들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입 향수 업계 관계자는 "견본화장품 시장이 팽창하면서 정품화장품이나 향수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되거나 제품 관리에 허점을 보이는 폐해가 컸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화장품 시장이 바로 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여성 소비자들은 샘플 화장품이 본품에 비해 효능이 더 좋다고 느끼는 것은 물론 한번 개봉하면 끝까지 써야 하는 본품에 비하면 샘플은 신선한 편이라 일부러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면서 "이번 기획전은 고객의 이목을 끄는 것은 물론 가격 혜택을 극대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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