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납품비리 한수원 직원 소환 앞두고 자살
협력업체 현금 상납 검찰수사 난관 봉착
14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후 7시38분경 해운대구 재송동의 한 모텔에서 한수원 삼랑진 양수발전소 3급 직원 지모(48)씨가 출입문에 목욕 가운 허리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모텔 종업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유서는 없었고, 아내의 연락처와 부산지검 동부지청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 2장이 발견됐다.
경찰은 객실에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지씨가 고리원전 납품 비리로 직원 2명이 구속된 것을 두고 최근 괴로워했다는 유족 진술에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씨가 이날 오후 1시30분경 모텔 주차장에 자신의 차량을 주차한 뒤 대실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고리원전 납품 비리로 구속된 2발전소 4급 신모(45) 과장과 2급 김모(49) 팀장 등과 같은 부서인 기계팀에서 수년간 함께 근무해오다가 지난달 삼랑진 양수발전소로 자리를 옮긴 지씨는 신 과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내사를 받아왔다.
고리원전 납품비리를 수사중인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13일 오후 2시 지씨를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일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달 초 한수원 협력업체 H사 대표 황모(54)씨를 구속해 수사를 벌이던 중, 신 과장이 황씨에게서 계좌로 받은 3억원 이외에 3차례에 걸쳐 현금 2억원 가량을 받아 이중 1억원을 상급자인 지씨에게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황씨는 2008년부터 3년간 신씨와 짜고 3차례에 걸쳐 원전 터빈밸브작동기의 중고 부품을 밀반출한 뒤 새 제품인 것처럼 속여 다시 한수원에 32억원 상당의 부품을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씨를 상대로 신 과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와 다른 상납관계를 조사할 계획이었으나 지씨가 숨지면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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