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크라운-해태제과가 직원들을 회사가 운영하는 테마공원 공사현장에 동원해 일을 시키다 숨지게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며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크라운-해태제과 연수원이 있는 경기도 양주시 송추유원지 인근 '송추아트밸리' 작업장에서 이 회사 고객관리팀장 이모(45)씨가 3m 높이 철제 임시 구조물에 함석 지붕을 씌우는 작업을 하다 발을 헛딛어 바닥으로 추락해 한 시간만에 숨졌다.
사고 당시 이 씨는 안전모 등 안전장구를 전혀 착용하지 않은 채 생전 해본 적도 없는 공사작업에 동원됐으며, 같이 일하던 직원들도 안전장구를 전혀 착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주변에는 이 씨 외에도 직원 10여 명이 함께 불려나와 일을 하고 있었다.
숨진 이 씨는 회사에서 진행하는 사내 연수 프로그램인 'AQ체험'을 하기 위해 연수원에 갔지만 체험장으로 쓸 공사현장에서 일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 양주경찰서 관계자는 "안전교육을 충분히 하고 기본적인 안전 장구라든가, 안전 그물망이라든가 설치 여부에 대해서 누가 책임이 있는지 따져서 입건하면 된다"고 말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직급별로 동원된 횟수에 차이는 있지만 이미 지난 2008년 6월부터 연수프로그램이란 명목으로 2주에 한 번씩 일부 직원들을 아트밸리 공사에 주말이면 현장에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은 쇠파이프를 세워서 연결하는 등 해본 적도 없는 힘든 일을 해야 했지만 명목상으로는 사내 연수라는 이름이 붙어 수당조차 받을 수 없었다. 남자들은 주로 공사 보조를, 여직원들은 설거지 등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크라운-해태제과 측은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보니 삽질이나 설거지 등도 한다. 그러나 일부이며 다른 여러 체험 프로그램들도 운영된다. 이런 체험을 하면서 안전모를 쓴다는 것이 더 이상한 것 아니겠냐"면서 "사고가 난 뒤 해당 연수 프로그램을 중단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정채웅 변호사는 "내용 자체는 노동이다. 집을 짓는 노동이고, 노동을 통해서 크라운제과 측이 경제적인 이득을 얻었기 때문에 당연히 거기에 대해서는 임금을 줘야하는 거다. 그리고 당연히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크라운해태제과 관계자는 "이번 사고에서 안전장비 부분이 미비했던 점이 문제가 됐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안전관리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크라운해태제과 측은 공식적인 해명은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SNS에선 "매주 토요일마다 직원들을 강제 동원하고 직원들의 예술지수(AQㆍArtistic Quotient)를 높이기 위한 명목이었다니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해당 사 제품을 사먹지 않겠다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직원들을 체험이란 이유로 강제 노역 동원 했다니 크라운해태제과는 국적이 이북인가?"라며 되물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을 보내 작업 과정에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했는지와 함께, 사무직 근로자를 노역작업에 동원한 것이 부당 노동 행위에 해당하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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