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제주해군기지 '구럼비 바위' 인근 발파… 제주도 초강경 맞대응

이영진 기자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제주해군기지(민·군 복합형 관광미항) 시공사인 삼성건설이 7일 오전 11시20분경 해안과 육상이 이어지는 '구럼비 해안' 바위 인근의 1공구에서 1차 발파를 실시했다.

발파와 함께 흙 지대의 발파지점 파편이 부근 테트라포드 등으로 튀었다.

삼성건설측은 경찰 1천명이 배치된 가운데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화약공장에서 화순항까지 육상으로 화약 800kg을 운송한 후 기지 건설 반대 시위를 피해 해상을 통해 구럼비 해안으로 화약을 옮겼다. 삼성건설은 최대 8t의 화약 사용을 허가받았다.

우근민 제주지사와 오충진 제주도의회 의장이 강정주민과 해군, 경찰 사이에 상당한 물리적 충돌이 예상된다며 사태 해결의 합리적 방안을 함께 마련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려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해군은 이날 발파작업을 강행했다.

이날 발파작업을 놓고 강정마을 곳곳에서 경찰과 반대측이 충돌, 연행자가 속출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8시경 해군기지 공사 부지에 발파용 화약을 실은 차가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폭 10여m의 강정천 다리를 차량 등으로 봉쇄하던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 등 10여명을 연행했다.

반대측 100여명은 강정천 다리에 차를 세우고 쇠사슬로 몸을 감는 등 인간띠를 만들어 새벽부터 도로를 차단했으나 경찰력이 투입된 지 30여분 만에 강제 해산됐다.

한편, 정부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강행한 것과 관련해 제주도가 해군에 공유수면 매립공사 정지 명령을 예고하는 등 정부의 해군기지 건설 강행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기를 들며 초강수로 맞서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우 지사는 발파작업이 강행되자 긴급회의를 거쳐 해군기지 공유수면 매립공사에 대한 정지 명령을 내리기로 하고 이날 오전 해군참모총장에게 사전예고 공문을 팩시밀리로 보냈다.

도는 "최근 정부가 해군기지 항만 내 서쪽 돌출형 부두를 고정식에서 가변식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힌 것은 공유수면매립공사 실시계획 변경을 수반할 수도 있다"며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해군기지에 15만t급 크루즈 선박 입ㆍ출항이 가능한지를 검증하는 선박 조종 시뮬레이션 연구용역을 제주도의 참여를 배제하고 국방부가 단독으로 시행한 것은 2011년 11월 채택된 국회 예산결산특위 제주해군기지사업조사소위의 권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는 15만t급 크루즈 선박 2척이 접안할 수 있는지 대한 명확한 판단이 나올 때까지 공사 정지 명령을 내리고자 한다며 16일까지 청문에 응하지 않으면 곧바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릴 방침이라며 정부와 해군을 압박했다.

한편, 이번에 발파작업이 이뤄진 구럼비 해안의 바위는 길이 1.2㎞에 너비가 150m에 달하는 거대한 용암너럭바위로, 지질학적 가치가 크다.

특히 이곳에서는 용천수가 솟아나 국내 유일의 바위 습지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 바위와 인근 해안에는 천연기념물인 연산호 군락과 멸종위기인 붉은발말똥게, 맹꽁이, 층층 고랭이, 돌고래 등이 서식하고 있다.

또 오랫동안 해군기지 반대운동을 전개해온 주민과 활동가들은 과거 이곳에서 꾸준히 미사를 지내는 등 투쟁의 상징적 장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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