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CJ그룹 이재현 회장 미행 사건에 삼성그룹 측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며 미행사건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삼성물산 감사팀 소속 직원들이 미행 당시 사용한 대포폰은 삼성전자 감사팀 나모 차장이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나 차장이 구입한 5대의 대포폰 가운데 4대는 미행에 직접 가담한 삼성물산 직원 4명이 사용했고 나머지 1대는 이들을 지휘한 누군가가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소유자를 확인하고 있다.
나 차장은 대포폰을 구입하면서 판매자에게 `발신전화번호 미표시`를 요구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근 나 차장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으나, 나 차장은 대포폰 구입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누가 구입을 지시했는지`, `대포폰을 어디에 썼는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함구하거나 부인하는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 차장이 구입한 대포폰을 삼성물산 직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되는 삼성전기 임모 부장은 경찰 출석은 물론 서면조사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이들 대포폰의 발신 기지국을 추적한 결과 대포폰 사용 장소가 이 회장의 동선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미행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렌터카를 빌릴 당시 삼성물산 법인카드로 결제된 사실도 밝혀냈다. 경찰은 CJ 본사 맞은편 건물의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해당 렌터카가 오가는 장면도 확보했다.
대포폰의 구입과 전달 내용에 삼성전자, 물산, 전기 직원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CJ 회장 미행이 삼성그룹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삼성 측은 "계열사 직원들의 대포폰 구입과 사용은 모르는 일이며 미행도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찰은 한두 명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추가로 진행한 뒤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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