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한국경제 보고서를 통해 저출산·고령화 속에 한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고령화에 따른 정부지출 증가는 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저출산·고령화는 둔화된 경제성장 가운데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는 최악의 경제구조를 만들 수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는 것이 일본경제다. 1인가구의 급증과 함께 일본은 오랫동안 경기침체 속에 정부부채의 증가세에 답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저출산·고령화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저출산·고령화의 도전에 대비하는 확실한 대응은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출산율을 높여도 그 효과는 시간을 두고 나타나고, 이미 진행된 고령화는 여전히 한국경제의 위험요인이다. 따라서 보다 근본적으로는 출산율을 제고할 수 있는 경제구조로의 전환이 요청되며, 한국경제의 고령화 부분을 만회할 수 있는 성장 동력도 필요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경제에 대한 신뢰가 약화됐음에도 미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 있는 주장이 제기되곤 한다. 그 주요한 논거 중 하나는 ‘미국경제가 젊다’는 측면이다. 미국은 출산율 자체가 높은 데다 여전히 젊은 인력을 중심으로 이민을 받아들이고 있어서 지속적으로 젊은 경제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인구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건전한 경제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최근까지의 빠른 경제성장과 산업 활력에도 불구하고 중국경제를 우려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금융부실과 함께 인구구조 고령화 문제이다. 중국은 오랫동안 추진한 산아제한의 영향으로 저출산·고령화 패턴이 굳어져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큰 위험요인이 될 것으로 지적된다. 결국 일본에 이어 한국과 중국 모두 같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인식에 있어 근본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는데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출산율이 낮은 이유에 대하여 번지를 잘못 찾고 있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되며 방편 마련에 있어 미봉책으로 보이는 사례가 다수 관찰된다. 현재 많은 젊은 부부들은 설사 1~7세까지 어린이집, 유치원 전체에 대해 정책적으로 무상교육을 실시한다고 해도 아이를 많이 낳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출산율이 뚜렷하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왜냐하면 과거 대비 자녀 1인의 양육비용이 훨씬 상승하였고 양육시간이 연장되었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초등학교에 보내고 나서부터 본격화되는 사교육비의 급증, 대학등록금의 가파른 인상곡선, 너무도 벽이 높아진 취업전선,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이 높은 비용이 들어가는 결혼과 주택마련 등 0세부터 35세까지에 이르는 자녀 1인당 투입비용이 일반 서민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애초에 낳고 싶은 맘이 안 생긴다는 말에 일리가 있다. 또한 자녀들을 어렵게 결혼 시키고 난 후에도 손자, 손녀들을 돌보아야 하는 등 자식들의 정착까지 꾸준히 몸을 혹사하고 있는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한번 더 시집살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단기 계획수립에 강하지만 장기전략 마련에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우리나라의 국정 운영방식을 볼 때 출산율 회복시키고 가족제도를 지켜나가는 성과에 대해서는 더욱 우려가 가중된다. 정치인들의 입장에서 매력있는 정책포장도 쉽지 않기에 더 방치되어 왔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문제 해결의 출발점을 찾아야 하면 이는 어린이집, 유치원 비용이 아니라 사교육에서 찾아야 한다. 끊어지고 있는 신분상승을 위한 사다리를 교육에서 계속 만들어 주되 이를 위해 정부의 공교육 강화보다도 필요에 따라서는 무엇보다도 과감한 사교육비 절감, 억제 정책을 구사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 정부의 과외 전면금지 시절에 오히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었다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고졸 취업자들의 일터를 마련하고, 없다면 젊은이들을 해외로 진출시켜서라도 만들어 내야 한다. 문화뿐만 아니라 산업에 있어서도 한류 네트워크를 구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주어진 시간이 길게 남지 않은 상황으로 정책 입안자들의 진지한 숙고를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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