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학교 출입증 패용 의무화… 취지 공감하지만 보완책 마련해야

김시내 기자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내년부터 학교를 방문하는 모든 외부인의 출입증 패용이 의무화되면서 학부모와 교육계, 지역 주민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치안을 이유로 발표한 학교 출입증 및 출입에 관한 표준 지침 등을 포함한 '학생보호 및 학교안전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에 따라 내년 신학기부터 전국 초·중·고교에서 교직원은 교직원증을, 학생은 학생증을 달고 다녀야 하며, 이를 제외한 외부인은 경비실이나 행정실에 방문 목적을 밝힌 뒤 신분증을 맡기고 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다만 체육관 등 학교시설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지역주민과 학부모는 최장 3년간 유효한 일반 출입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출입증이 없는 외부인은 바로 퇴교조치된다.

학교 보안이 강화된다는 소식에 학부모와 일선교사, 시민단체들은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각 시·도 교육청도 일단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올 때를 기다리면서도 예산이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현재 경비실 등을 갖춰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학교가 많지 않아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정부 방침대로 출입증 패용을 의무화하고 경비실을 설치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데 아직 정부 지원계획이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실효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잇따르고 있다.

대전 용전초등학교는 교육청으로부터 안전학교로 지정돼 지난해 출입증 착용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학교를 출입하는 모든 외부인을 통제하지는 못하고 있다.

또 학부모나 외부인이 학교 건물에 출입하고자 하면 학교를 순찰하는 '꿈나무지킴이'로부터 정문 앞에서 출입증을 발급받은 뒤 건물 1층 현관 앞에 설치된 전자보안시스템을 거쳐 교무실이나 행정실에서 출입일지까지 기록해야 하는 등 꼼꼼한 출입통제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학교 건물이 아닌 운동장은 사정이 다르다.

꿈나무지킴이가 하루 10회 이상 순찰하며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학교담장 허물기 사업으로 담장을 없앤 터라 수시로 드나드는 주민들을 모두 막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운동할 곳이 마땅치 않은 지역에서 학교 운동장이나 체육관을 이용해온 주민들의 불편도 우려된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