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부담 안주려던 70대 노인 숨져… 기름값 아끼려 보일러 끄고 자다가...
3일 오후 3시 50분께 광주시 동구 산수동의 한 주택에서 홀로 거주하던 심모(79·여)씨가 이불을 덮은 채 숨져 있는 것을 딸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딸은 남편과 함께 양손에 어머님에게 드릴 반찬을 양손에 들고 어머니를 찾았다가 숨진 어머니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심씨가 거주하던 방안의 보일러는 꺼져 있었다.
얼마 전 큰아들이 따뜻하게 지내시라며 보일러 기름통에 기름을 가득 채워줬지만 심씨는 영하 10도에 달하는 혹한이 연일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일러를 켜지 않고 너무 차가워 발 딛기도 어려운 방안에서 전기장판만 켜고 이불을 덮고 자다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장판도 전기요금을 걱정해 약하게 틀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씨는 평소 "자식에게 짐이 되지 말아야지"란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주변에 거주하는 큰아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기름을 꼬박꼬박 채워주고 따뜻하게 지내시라고 당부해도 여간해서 보일러를 켜지 않고 지내면서 "노인이 따뜻하게 지내면 뭐하냐"며 "나라도 부담이 안 돼야 할 텐데"라고 오히려 자식 걱정을 했다.
심씨의 딸은 경찰조사에서 2일 저녁께 "내일 찾아뵙겠다"고 통화를 했다며 "어머니가 기름 값을 아끼려고 보일러를 끄고 자다가 돌아가신 것 같다"고 진술했다.
심씨는 무릎관절이 아픈 탓에 거동이 불편해 거의 집안에서 생활하기는 했지만 별다른 지병이 없이 건강한 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심씨가 강추위 속에 난방하지 않고 자다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겨울철 노인이나 저소득층 가구에서 저체온증으로 숨지는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며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혹한에 노출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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