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코레일, 용산개발사업→역세권자체개발 전환 추진

10월까지 2조4000억 갚으면 철도정비창 부지 돌려받아

김진수 기자
[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52억원의 이자를 만기 안에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코레일의 자체 역세권 개발로 새롭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코레일과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 등에 따르면, 코레일은 이번 사업을 위해 빌린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과 자산유동화증권(ABS) 원리금을 갚고 땅을 돌려받아 자체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서 전날 만기가 도래한 ABCP 이자 52억원을 포함해 1조원 이상의 ABCP 원리금을 오는 6월12일까지 갚는 등 오는 10월17일까지 총 2조4000억원 상당의 ABCP와 ABS 상환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코레일이 2조4000억원을 모두 갚을 경우, 현재 드림허브 소유로 넘어간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를 되찾아오게 된다.

디폴트 선언 이후에는 채권자들이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나머지 대출금까지 회수할 수 있지만, 이번 사업의 경우 디폴트 선언으로부터 3∼6개월의 상환 유예기간을 갖기로 협약에 명시했기 때문에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

코레일은 회사채 발행보다는 단기 차입금을 통해 이 돈을 상환한다는 계획인데, 2조4000억원의 만기가 한꺼번에 닥치는 게 아니라 여러 번 나눠 낼 수 있기 때문에 차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부지에 대한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다음달 21일 자동 해제되면 주민들의 찬반이 갈린 서부 이촌동을 빼고 철도정비창 부지만 따로 개발할 수 있어 주민 보상에 대한 부담 없이 코레일이 주장해 온 단계적 개발을 실현할 수 있어, 오히려 코레일 주도의 새로운 사업계획을 마련하기 쉬워진다.

코레일 관계자는 "우리 소유 땅이니까 철도공사법에 따라 직접 역세권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며 "분할해서 일부는 매각하고 가치가 높은 땅에서는 직접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경우 111층 랜드마크 빌딩과 같은 초고층 빌딩의 층수를 80층 이하로 대폭 낮춰 건축비를 절감하고 이미 과잉공급 상태인 오피스와 상업시설 비중을 낮추는 대신 중소형 아파트를 늘리고 용적률을 높여 사업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임대주택 규모를 늘려 새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에 호응할 수 있다고 코레일은 전했다.

그러나 민간 출자사들이 사업계획 변경과 책임 부담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현 사업을 청산하기보다는 드림허브를 존속시킨 채 사업계획 변경을 논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민간 기업들이 기득권을 포기하고 사업협약상 독소조항을 없애 사업성을 높이는 방안에 적극 동참한다면 청산하지 않고 함께 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또 사업 부도로 인한 코레일의 자본잠식과 철도 운임 상승 가능성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코레일 자체 분석 결과, 원래 8000억원대에 불과했던 철도정비창 땅값은 부동산 거품으로 8조원까지 치솟았다가 현재 3조8000억∼4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당초 코레일은 토지처분이익을 5조5000억원으로 계산해 총 자본금을 8조8000억원으로 잡아놨기 때문에 돌려받는 땅값을 3조원 이상이라고 보면 자본이 일부 잠식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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