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SK 사건' 배후 의혹 김원홍 녹취록 공개…최태원 회장 재판 막판변수될까

재판부 "최 회장 형제, 김 전 고문에게 홀린 것으로 보여"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최태원 SK회장 사건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김원홍 씨의 육성이 담긴 전화 녹음파일이 항소심 법정에서 공개됐다.

11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문용선) 심리로 열린 항소심 14차 공판에서는 최 회장 측이 탄핵증거로 제출한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와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 간의 대화 내용이 담긴 통화내용 2건과 김 전 고문과 최재원 SK수석부회장 간의 통화내용 1건 등 총 3개의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서울고등법원에서 공개된 통화기록에서 김 전 고문은 최 부회장과의 통화에서 "너는 정말 죄가 없는데 이렇게 돼서 미안하다"며 "너희 형제는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펀드출자 선지급은 자신과 김 전 대표가 꾸민 일이고 최 회장 형제는 관여하지 않았다는 요지의 내용이다.

김 씨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2011년 11월 최재원 SK 부회장에게 "나중에 누명을 꼭 벗겨주겠다"며 "흔들림 없이 하고 오라"고 말했다.

김 씨는 또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던 지난 해 7월 김 전 대표에게는 "두려워하지 말고 내가 지시한 대로 하면 무죄가 나올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녹음파일을 공개한 재판부는 "재계 3위 대기업 회장과 부회장이 김 전 고문에게 홀린 것으로 보인다"며 "김 씨의 됨됨이는 이 사건을 심리하는데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개된 통화녹음 파일은 최 부회장 변호인단이 김 씨 측으로부터 지난 달 건네받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함께 제출된 최 회장과 김 씨 사이의 통화녹음 내용은 법정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계열사 자금 45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 선고받았고,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495억 원을 횡령하고 자신이 보유한 비상장 주식을 액면가보다 높게 책정한 뒤 그룹 투자금으로 사들여 210억 원대 이익을 본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 부회장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SK해운 고문을 지낸 김 씨는 최 회장 형제 측으로부터 450억 원을 송금받은 당사자로, 검찰 수사 당시부터 소재 파악이 안 돼 기소 중지된 상태다.

한편, 다음 공판은 오는 16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김 전 고문과 최 회장 간의 대화내용이 담긴 녹음파일 공개 여부는 이날 정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과 달리 재판부는 이어 오는 22일 결심공판을 열고 피고인 신문과 최후변론, 검찰 구형 등 모든 절차를 마치고 항소심 심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관련 기록 검토를 거쳐 8월에서 9월 중 선고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