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불안한 주거 환경으로 내몰리는 젊은이들… 화재, 도난, 성범죄, 사생활 침해에도 떠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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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보 사이트 '직방'의 화면

? 어른들은 몰라요… 불안한 빈곤 주택으로 내몰리는 청년들

어느새 낡은 단어가 된 책  '88만 원 세대'는 첫머리에서 한국의 청년들이 부모의 경제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지나치게 높은 집값'에 있다고 적었다. 아직까지도 청년층의 소득으로  제대로 된 집을 구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서울의 비정상적일 정도로 높은 집값 탓에 평범한 대학생, 혹은 사회 초년생이 주택을 소유하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다. 운 좋게 기숙사에 입주했거나 부모님의 도움으로 자취방을 얻은 학생들은 한 시름 놓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님께 의지하는 것이 마음 편하진 않다. 그리고 그것마저 불가능한 청년들은 조금이라도 싸고 살 만한 집을 찾기 위해 노심초사한다.

 

부동산 정보 사이트 '직방'의 화면
부동산 정보 사이트 '직방'의 화면

 

지난 3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대학생 30명과 만나 청년들의 주거 빈곤 문제를 논의한 후 "학생들의 주거문제가 심각하다"라고 공감하며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유학생들에게 집과 같은 따뜻한 보금자리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앞으로 대학의 기숙사를 넓히는 정책을 도입해보겠다고 말했으니 두고 봐야 하겠지만, 청년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은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 모임에 참석한 청년들은 "대학생 고시원 슬럼화 문제가 걱정된다", "정확한 대학생 주거 실태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등의 의견을 말했다. 실제로 저소득층 대학생 대부분의 거주하는 고시원의 경우 사생활 침해와 도난, 화재 등 안전 문제에 취약하며, 개인 공간도 부족해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여성의 경우 외부인의 출입을 막지 못하는 고시원의 특성상 성 관련 범죄에도 노출된다. 그런데도 고시원이나 가건물에 입주하는 청년의 비율은 계속 늘어나 2000년엔 31.7%였던 청년층 주거빈곤율이 2010년엔 36.6%까지 상승했다. 비싼 주거비용 탓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빈곤 주택에 내몰리는 것이다.

 

? '살 만한' 집의 월세, 얼마나 비싸기에?

보증금 100만 원/ 월세 15만 원 다세대 주택
보증금 100만 원/ 월세 15만 원  / 5평 다세대 주택 원룸

부동산 정보 사이트인 '직방'에서 저렴한 전월세 매물을 확인 한 결과 가장 가격이 싼 월세 주택 가격은 보증금 100만 원에 월세 15만 원 선이었다. 하지만 이 집은 전용면적 16.53m²(약 5평)의 좁은 면적에 싱크대 외엔 생활에 필요한 기자재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세탁기와 가스레인지, 밥솥, 냉장고 등 생활에 필요한 기구만 구매해도 상당한 돈이 든다. 게다가 화장실도 이웃집과 공동으로 사용하는 등 생활환경이 열악했다.

 

보증금 100만 원 / 월세 50만 원 / 5평 풀옵션 고시원 원룸
보증금 100만 원 / 월세 50만 원 / 5평 풀옵션 고시원 원룸

생활에 필요한 취사도구와 가구, 무선인터넷과 세탁기, 에어컨까지 구비하는 풀옵션 원룸을 구하려면 보증금 100에 월세 50만 원은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교통비, 통신비, 생활비, 그리고 학생의 경우 학업에 필요한 돈까지 포함하면 매월 적어도 100만 원의 돈이 필요하다.

학생의 경우 편의점, PC방과 같이 최저시급 수준의 아르바이트로 100만 원을 벌려면 약 180시간이 걸리고, 공휴일을 포함해 하루 6시간은 노동을 해야 한다. 학업과 병행하기엔 부담이 매우 크다, 월 50의 고정지출은 사회 초년생인 직장인에게도 만만하지 않다. 게다가 이 집 역시 너비가 16.53m²(약 5평)에 불과하다. 위의 다세대 주택보단 한결 낫지만 절대 좋은 주거환경이라 볼 수는 없다.

 

보증금 1000만 원 / 월세 50만 원 / 11평 다세대 주택 투룸
보증금 1000만 원 / 월세 50만 원 / 11평 다세대 주택 투룸

공간을 나눌 수 있는 10평형 투룸에 세탁기, 에어컨 등 옵션까지 있는 주택은 적어도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0만 원은 내야 한다. 학생, 혹은 사회 초년생이 보증금 1,000만 원을 마련하는 건 매우 힘들다. 학생신분으론 대출을 받기도 쉽지 않으며 사회 초년생도 담보로 삼을 것이 마땅치 않다. 결국 청년들에겐 불안한 빈곤 주택에 몸을 누이는 것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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