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전문대 상당수 재정문제 '심각'.. 책상 살 돈도 없어..

-

강의실에 책상을 갖추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모 전문대

이 학과 학생 A씨는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중간고사를 책상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공간에서 진행해 바닥에 엎드리거나 앉아서 필기시험을 쳤다"라고 말했으며, 또 다른 학생은 "이번 중간고사 기간에 시험을 강의실 바닥에 앉아서 쳤는데 이런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시험이라 학생이 많아진 탓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학과는 의자가 없는 강의실에서 실습 수업을 해 학생들이 맨바닥에 앉아 강의를 듣게 한 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생 B씨는 "비싼 등록금을 내고 학교에 다니는데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며 "또 다른 강의실에는 파손된 의자가 많아 거기에 앉아서 수업을 듣곤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학과장은 바닥에 앉아 시험을 치게 했다는 학생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이론수업은 모두 의자와 책상이 있는 강의실에서 시험을 치렀고 실습수업의 경우 의자와 책상이 없는 강의실에서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학교 규모가 그래도 큰 데 의자와 책상이 없는 곳에서 이론 필기시험을 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며 "실습실에는 애초에는 의자가 있었는데 공간이 좁아 학생들이 원해서 의자를 치웠다"며 "이런 것은 별로 문제라고 보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전문대 재정의 빈약한 재정구조... '심각한 수준'

그러나 전문 대학 상당수가 재정 구조에 문제가 있는것으로 보인다. 재정 규모가 영세한데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해 입학 충원율이 미달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별 취업률 편차가 확대된 탓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방 전문대학이 경영에 난항을 겪기도 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전문대학 재정 구조 실태와 개선 방향>에 따르면 전문대학 재정수입은 2010년 기준 학교당 평균 330.4억 원으로, 지난 10년 간 재정 수입은 51.1%가 증가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65.5% 증가율을 기록한 4년제 대학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이었다.

전문대학 재정 운용의 특징은 '등록금 의존도가 높고' '교육 투자는 낮다'라고 설명할 수 있다.

전문대 등록금 수입 비율은 66.0%로 4년제 대학의 62.3%보다 높다. 학교 제정 과반이 등록금으로 채워지는 것이다. 반면 국고보조금 및 기부금 비율은 10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등록금 비중이 높은 것에 비하면, 학생에 대한 교육투자는 미흡한 점이 많다. 학생 1인당 교육비는 고작 542.7만 원으로 4년제 대학의 54.3%, 1인당 연구비는 더욱 낮아 4년제 대학의 10.4%에 불과했다.

그나마 교육비 환원율 (학생이 납부한 등록금 중 교육을 위해 투자되는 비율)과 장학금 지급률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특히 적어도 100%는 되어야 하는 교육비 환원율은 여전히 90% 내외에 머물고 있으며, 4년제 대학과의 격차는 22.8%나 난다.

교육비 환원율은 곧 '교육의 질'.. 적어도 100% 넘어야

2010년 기준 교육비 환원율이 100%이상인 전문대는 전체의 26.4%에 그친다. 특히 사립대는 136개 학교 중 100개 학교가 환원율이 100%미만에 머무르며, 환원율이 80% 미만인 대학도 25개교나 되는 등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지방 전문대의 재정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수도권에 위치한 전문대학 대비 비수도권 전문대학의 재정 수입 격차는 2001년 75.1%에서 2010년 59.0%로 격차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전문대학이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입구조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입금, 국고보조금 확충을 통해 등록금 의존율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직접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교육비 확충을 통해 전문대학 교육비 환원율을 지금보다 대폭 끌어올려야 교육의 질도 높아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제정 압박에 시달리는 일부 영세 전문대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

[정책 톺아보기] 가습기살균제 배상 전환, 국가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가습기살균제 배상 전환, 국가 책임 어디까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정부가 국가 책임을 전제로 한 배상·지원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10년 넘게 이어진 피해 구제 논의가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 참사를 사회적 재난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국가가 전면에 나서겠다는 이번 방침은, 피해자 구제 방식은 물론 향후 재난 대응의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