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벤츠 수리비 왜 비싼가 했더니…담합해 공임 인상

음영태 기자
벤츠

벤츠코리아와 딜러사가 짜고 차량을 수리할 때 시간당 받는 공임을 일제히 올렸다가 적발됐다.

딜러사는 보험사가 아닌 차량 소유자에게 청구하는 수리비만 15%가량 올려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간당 공임을 담합한 벤츠 공식 딜러사와 이를 주도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과징금 총 17억8천800만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가격을 담합한 딜러사는 한성자동차, 더클래스효성, 중앙모터스, 스타자동차, 경남자동차판매, 신성자동차, 진모터스, 모터원 등 8개 회사다.

국내 벤츠 차량은 벤츠코리아가 수입한 차를 공식 딜러사에게 공급해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게 하는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차량 정비도 벤츠코리아가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딜러사가 운영하는 서비스센터에서 제공하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2009년 당시 국내에 있는 전체 공인 딜러 8개사를 모두 모이게 해 공임 인상 논의를 제안했다.

공임이란 차량 정비나 수리에 든 시간에 따라 청구하는 금액을 말한다.

벤츠코리아는 약 4만8천∼5만원에 달하던 일반수리, 정기점검, 판금·도장수리 공임을 약 15% 올리기로 딜러사에 공표했다.

벤츠코리아는 딜러사들의 재무자료 등을 검토한 끝에 공임인상 방법, 금액, 시점을 구체적으로 알렸다.

벤츠코리아는 모든 공임을 올리도록 하지 않았다. 수리비 관련 정보가 많지 않은 차량 소유자에게 부과하는 금액(C계정)만 올리도록 지시했다.

협상력이 강한 보험사 등을 통해 들어온 차량 수리 공임(V계정)이나 보증수리(W계정) 등은 손대지 않았다.

이에 따라 8개 벤츠 딜러사는 2009년 6월 공임을 같은 가격으로 일제히 인상해 2011년 1월까지 부당이득을 챙겼다.

2011년 1월 이후부터는 각 딜러사가 공임을 개별적으로 책정하면서 담합이 끝났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가격을 함께 올린 8개 딜러사에게 매출액에 비례해 총 4억6천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러한 합의를 하도록 한 벤츠코리아에 대해서도 과징금 13억2천만원을 부과했다.

벤츠코리아처럼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게 한 자'가 적발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벤츠코리아는 공임 인상으로 직접적인 이득을 챙기지는 않았지만, 딜러사의 안정적인 매출 확보로 향후 차량 재판매에 도움이 되기에 담합을 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보험료가 올라갈까 봐 보험사를 끼지 않거나 차량 유지 보수를 위해 수리점을 찾은 애꿎은 차주가 피해를 봤다"며 "앞으로도 수입자동차 시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는 이날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공정위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소송을 제기해 반 경쟁적 행위가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벤츠코리아는 자사가 다임러 본사와 함께 딜러들에게 워런티 및 보증서비스 기간 내 공임을 지급해야 하는 당사자라며 공임 인상을 주도할 동기나 담합 행위를 교사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공임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차량 소유자에게 청구되는 C계정의 공임을 올릴 경우 보증수리(W계정)와 무상수리(ISP수리, F계정)의 공임이 함께 인상돼 벤츠코리아의 비용 증가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벤츠코리아는 전체 공임 금액의 50% 이상을 부담한다.

벤츠코리아는 아울러 "(8개 딜러사로 구성된) AS 커미티는 딜러사들과 AS 서비스 품질 개선 및 경영 효율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조직"이라며 "당시 권장 공임 가격을 제시했을 뿐 실제 소비자 가격 책정은 개별 딜러들이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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