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전셋값 잡는다더니…전세자금대출 올해만 10조 돌파해

음영태 기자
전세 대출

올해 들어 5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10조 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4조2천759억원 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10조2천224억 원(30.0%)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과 비교하면 6천684억 원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올해 초에는 증가 폭이 크지 않았지만, 하반기로 넘어가면서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월 대비 전세자금대출 잔액 증가 폭이 평균 7천억원 수준이었지만 하반기에는 약 1조2천억 원으로 커졌다.

이처럼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많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전셋값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전국 주택전세가격 종합지수는 102.0으로 지난해 말(101.6)과 비교해 0.4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전셋값이 워낙 많이 올라 대출받아야 하는 금액 역시 커졌다.

KB국민은행 조사결과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중위값은 4억2천237만원으로 4년 전인 2013년 11월(2억7천649만원)과 비교해 1억4천588만원 올랐다. 2013년 11월에 전세 계약한 사람이 한 번 연장해 올해 다시 계약하려면 전세보증금으로 1억5천만 원 가량을 더 줘야 하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셋값이 계속해서 오르고 절대 액수 자체가 크다 보니 대출받는 규모 역시 점점 커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홀수 해' 효과도 어느 정도 나타난 모습이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 전세가가 크게 하락한 뒤 2009년 경기 회복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전세 이동 수요가 많아졌다. 이후 전세 계약 기간인 2년을 고려해 2년마다 전세금도 많이 오르고 전세 이동도 많다는 속설이 있다.

실제로 올해 전셋값은 안정됐지만, 전세 계약은 지난해보다 늘어나는 모습이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건수는 10만8천95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만4천531건)보다 4천421건 많다.

다만 올해 전체로 보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갈수록 전세 거래량도 줄고 있어 향후 전세자금대출의 증가 폭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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