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규제 종합세트' 올해 아파트값 서울·세종만 강세…탈동조화 심화

음영태 기자
아파트

올해 주택시장은 정권 교체와 함께 주택정책의 패러다임이 규제 위주로 바뀌면서 변곡점을 맞았다. 이전 정부가 침체된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해 규제 완화를 시행했다면, 지난 5월 출범한 새 정부는 강남 등 과열지역 집값을 잡기 위해 전방위 규제를 쏟아냈다.

'규제 종합세트'로 불리는 8·2 부동산 대책을 통해 과거 참여정부 시절에 있었던 강력한 규제들이 부활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청약 규제, 대출 강화 등 '세제·청약·대출'을 모두 옥죄는 정책으로 다주택자를 압박했다.

그러나 정부의 가계부채대책, 주거복지로드맵 등 추가 대책 발표 지연으로 다주택자의 의사 결정도 늦어지면서 일단 서울·세종 등 수요층이 두터운 인기지역 집값은 강세가 유지됐다.

이런 가운데 입주물량이 늘어난 경기도는 상승폭이 둔화되고 지방 아파트값은 하락폭이 커지는 등 서울과 여타 수도권·지방의 집값이 따로 움직이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도 두드러졌다.

올해 주택시장에는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는 '갭투자' 바람이 거셌다.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으로 2010∼2013년까지 바닥을 기던 집값이 오름세를 타기 시작하자 너도나도 주택 재테크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27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아파트값은 5.14% 올라 작년(4.2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는 서울과 세종 등 특정 지역의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올 한해 10.97% 상승하며 지난해(7.57%)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같은 수도권인 경기 지역 아파트값이 지난해 3.28%에서 올해 2.89%로, 인천이 3.01%에서 2.25%로 둔화한 것과 달리, 서울 아파트값은 8·2 부동산 대책 직후 한달 정도를 제외하고는 내내 상승 기조가 이어졌다.

'강남 재건축'이라는 걸출한 투자 상품에는 여전히 시중의 유동자금이 몰렸고,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시행에 따른 서울지역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하며 지방의 큰 손들이 대거 서울 아파트를 매수하는 '원정투자'가 유행했다.

청약

서울지역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해 15.54%에 이어 올해 16.44% 뛰며 오름폭이 확대됐다.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아파트 반포 주공1단지,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 등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사업을 본격화면서 8·2 대책의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대출 규제 강화에도 상승세를 꺾지 못했다.

올해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1.66% 올라 지난해(3.83%)보다 오름폭이 크게 둔화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홀수해에 전셋값이 급등하던 '홀수해 법칙'도 깨졌다.

신도시와 수도권은 입주물량이 작년보다 늘기도 했지만 서울·세종 등 일부 지역에선 갭 투자가 성행하면서 이들의 전세 물건이 시장에 대거 쏟아져 나와 전세 공급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서울의 경우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그러나 오름폭은 3.64%로 작년(4.30%)보다 줄었다. 경기도는 작년 5.12%에서 올해 1.11%로 오름폭이 감소했다.

올해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세종은 반대로 전셋값 변동률은 -8.22%를 기록하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세 공급 증가로 전셋값은 떨어지고, 주택 투자수요로 인해 매매가격은 오르는 것이다.

올해 아파트 분양시장은 작년에 이어 청약열기가 여전했다. 부산과 서울 강남 재건축 일반분양, 수도권 신도시 등지에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청약자들이 몰렸다. 하지만 정부의 강도 높은 청약 규제로 청약 경쟁률은 다소 낮아졌다.

부동산114와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새 아파트 물량은 총 32만4천여 가구로, 청약 경쟁률은 평균 12.62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14.35대 1보다 경쟁률이 다소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45만435가구)보다 올해 분양물량이 감소했지만, 청약 경쟁률은 떨어졌다. 규제가 강력한 서울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13.14대 1로 지난해(22.55대 1)보다 크게 낮아졌다.

청약 시장의 규제가 강해지면서 인기 지역에만 청약자가 몰리는 양극화도 두드러졌다. 충남은 지난해 1.01대 1로 가까스로 1대 1을 넘겼지만 올해는 평균 0.76대 1로 미달사태가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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