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집값 올라도 소비증가 미미…노후 대비로 허리띠 졸라매

음영태 기자

최근 한국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올라도 소비 증가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주택보유가 확대되며 '부의 효과'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청년층도 큰 집으로 옮겨갈 자금을 모으느라 허리띠를 졸라맸다.

한국은행은 6일 조사통계월보에 게재한 '주택자산 보유의 세대별 격차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 논고에서 이처럼 밝혔다.

▲ 집값 올라도 소비 증가 효과 미미=한은 조사국 이승윤 과장과 최영우 조사역 등은 한국 주택가격 상승이 주택보유 가구 소비에 미치는 영향(탄력성)은 0.020으로 미국(0.050)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꼴찌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집값 상승률이 1%포인트 올라가면 소비증가율이 약 0.02%포인트 확대된다는 의미하며 반대로 집값이 하락할 때도 소비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노동연구원 한국노동패널조사(KLIPS)의 가구수준 미시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로, 조사대상 기간은 2013∼2016년이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탄력성이 0.021로 중·장년층(0.034) 보다 상당히 낮았다. 고령층은 노후대비와 상속이나 증여 의향으로 집값 상승에 따른 잠재적 이득으로 소비를 늘리기보다 유보하려는 경향이 있어서다.

39세 이하 청년층은 -0.002로 유의미한 효과가 없는 수준이었다. 차입금 상환으로 유동성 제약이 크고 미래 주택확장 계획으로 저축을 해야 할 이유가 많기 때문이다.

아파트 자가 거주자만 대상으로 보면 탄력성이 0.040으로 훨씬 높다. 연령대별 흐름도 거의 비슷했다.

연구진은 고령층의 주택자산 보유가 확대되면서 집값이 올라도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2013∼2017년 세대별 주택보유 구조를 보면 고령층은 361만 가구에서 464만 가구로 늘어나 비중이 4.8%포인트 확대됐다. 금액 기준으로도 고령층 비중은 4.6%포인트 상승했다.

고령층은 거주 주택 외 보유주택 자산 규모와 비중도 크게 높아졌다. 노후대비를 위해 임대목적 주택 투자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고령층 다주택 가구도 48만8천가구에서 77만1천가구로 1.6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고령층 가구 수 증가속도(1.3배)보다 높다. 자산 규모는 271조원에서 463조원으로 1.7배로 증가했다.

무주택가구는 집값이 오르면 소비가 위축됐다. 집값 상승률이 1%포인트 확대될 때 소비증가율이 0.246%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청년층과 고령층이 각각 -0.448과 -0.495로 하락 폭이 컸다. 이들은 소득과 고용여건이 취약해서 주거비용 증가에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무주택 청년가구 평균 전세 보증금은 2013년 9천400만원에서 2017년 1억2천600만원으로 올라갔다.

연구진은 "집값 상승이 전체 가구의 44.1%에 달하는 무주택가구 소비를 구축(驅逐)해 마이너스 자산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무주택가구 분석에는 지역별 주택매매가격지수를 활용했기 때문에 개별 가구가 인식하는 가격 변동폭과 그에 따른 소비제약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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