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국토부, 분양가 상한제 통계 '아전인수' 해석 논란

음영태 기자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민간택지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 적용한다고 밝힌 가운데, 정책의 명분에 집착해 분양가 상한제의 부작용을 부인하고 효과만 강조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2007년 분양가 상한제 도입 직후 2008∼2009년 아파트 인·허가(공급)가 줄어든 원인으로는 '경기 침체'를 꼽으면서, 2008∼2009년을 포함한 기간의 부동산 가격 안정은 경기가 아닌 부동산 상한제의 영향이라는 해석을 공식적으로 내놨다.

국토부는 12일 서울 모든 구(區)·과천·분당 등 전국 31곳 '투기과열지구'의 민간택지 아파트에 언제라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주택법 시행령을 고치겠다고 발표했다.

발표와 함께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 분양가 상한제 확대에 따른 '아파트 공급 위축' 문제를 의식한 듯 서울 아파트 인·허가 통계에 대한 해석도 담았다.

이에 따르면 2007년 분양가 상한제가 처음 시행된 뒤 2008년과 2009년 서울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각 2만1천900가구, 2만6천600가구로 2007년 5만가구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급감했다.

국토부는 이 인허가 감소 현상에 대해 "2008∼2009년 서울 지역 인허가 감소는 금융 위기와 상한제 시행 전 '밀어내기'식 인허가에 따른 기저 효과"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13일에도 '아파트 공급 위축' 위험을 다룬 언론 보도에 대해 '팩트(사실)를 체크(점검)한다'는 취지로 배포한 참고자료에서 "서울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한 2010년부터는 상한제 시행 전 2007년 수준의 인·허가 물량을 회복했다"며 "이를 고려할 때 2008∼2009년 인허가 감소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이 크다"고 다시 '경기' 요인을 강조했다.

하지만 대조적으로 국토부는 분양가 상한제의 효과를 뒷받침하기 위해 2008∼2009년을 포함한 2007∼2014년 서울 지역 주택·아파트 가격 통계를 제시할 때 '경기' 영향을 언급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자료들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될 경우 장기간의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분양가 상한제 의무 적용 시기(2007∼2014년) 서울 주택 전체와 아파트 가격 평균 상승률은 각 1.13%, 0.37% 수준이었으나, 상한제 탄력 적용(공공택지 외 민간택지 사실상 적용 불가능) 시기(2015∼2018년)에 주택과 아파트 상승률이 4.15%, 5.67%로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이런 국토부의 통계 해석에 대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08∼2009년 서울 지역의 경우 아파트 인·허가가 반 토막이 아니라 아예 3분의 1토막이 났던 시기"라며 "이를 분양가 상한제가 아니라 모두 경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반대로 2007∼2014년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아파트값이 안 올랐다기보다, 이 시기가 경기 침체 등에 따른 부동산 경기 하강기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불필요한 변수의 영향을 배제하는 계량 통계를 근거로 대다수 경제학, 부동산학 교과서는 분양가 상한제와 같은 '가격 통제'는 공급을 위축 시켜 단기적으로 부동산 가격 불안의 요인이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며 "정부가 왜 굳이 분양가 상한제의 공급 감소 효과를 부정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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