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규제 전에 집사자'…아파트값 10% 뛴 동네, 외지인 거래 비중 늘어

음영태 기자

지난해 집값이 10% 이상 급등한 지역 대부분에서 외지인 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지인들이 몰려와 아파트를 매수하면 이에 자극받은 지역 주민들이 뒤따라 사들이면서 집값이 더 뛴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산 시장에 매물은 부족하고 서울 집값이 치솟자 매매 수요가 수도권과 지방 등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곳으로 몰리면서 외지인 거래 비중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값 10% 뛴 곳, 이유 있었다

28일 연합뉴스가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10% 이상 상승한 시(市)는 모두 17곳으로, 이 가운데 15곳의 외지인 거래 비중이 전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계룡시는 지난해 아파트 거래 총 1천106건 중 절반이 넘는 50.9%가 외지인 매입 거래로 조사됐다.

이 비율은 전년(37.6%)과 비교하면 13.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분석 대상 17개 시 가운데 오름폭이 가장 컸다.

계룡시는 지난해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났지만, 연말까지도 정부의 규제를 모두 비껴가면서 아파트 거래량이 1.5배 늘고, 아파트값은 11.24% 상승했다.

경기 안산시 역시 지난해 아파트 거래 1만1천727건 중 53.5%를 외지인이 사들인 거래로 나타나 전년(42.2%)보다 11.3%포인트 증가했다.

안산시는 작년 6·17대책에서 단원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기 직전까지 집값이 크게 올라 작년 한 해 동안 아파트값 상승률이 13.45%를 기록했다.

역시 작년 11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기 전까지 풍선효과가 뚜렷했던 경기 김포시도 지난해 외지인 거래 비중이 58.2%(1만5천492건 중 9천21건)로, 전년(47.0%)보다 11.2%포인트 올라갔다.

이 밖에 경기 안양시가 전년 45.5%에서 지난해 54.5%로 상승한 것을 비롯해 경기 구리시(46.3%→54.4%), 경기 군포시(44.4%→52.4%), 경기 광명시(47.2%→53.0%), 경남 창원시(43.2%→48.5%), 경기 고양시(54.4%→59.4%) 등의 외지인 거래 비중이 전년보다 5%포인트 넘게 올랐다.

경기 용인시(57.7%→62.1%)와 대전시(45.2%→48.7%), 경기 화성시(45.1%→48.5%), 울산시(40.9%→42.7%), 경기 오산시(49.4%→49.7%), 경기 수원시(55.5%→55.6%)도 외지인 거래 비중이 전년보다 높아졌다.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44.93%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던 세종시는 전년 47.0%에서 작년 45.4%로 이 비율이 1.6%포인트 낮아져, 하남시(66.7%→56.5%)와 함께 외지인 거래 비중이 줄어든 지역으로 꼽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부분의 집값 과열 현상은 외지인의 투기적 수요와 맞물려 있다"며 "지난해 수도권·지방의 과열은 외지인이 발동을 걸고 실수요자인 현지 주민이 '패닉바잉'(공황 구매)으로 가세하면서 심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조정대상 묶이기 전 사자'…규제 풍선효과

실제로 외지인 거래 비중이 높아진 시점과 집값이 급등한 시점은 대체로 일치한다. 외지인 거래 비중이 늘어난 데는 조정대상 지역으로 묶이기 이전 아파트를 사두려는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

17개 지역 중 외지인 거래 비율이 가장 높아진 계룡시의 경우 지난해 아파트값 상승률이 1∼5월 0.51% 아래로 유지되다가 6월부터 8월까지 1.33%, 3.81%, 2.29%로, 3개월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계룡시 아파트 거래에서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작년 5월 47.2%에서 6월에 61.5%로 크게 올라가 지난해 최고를 기록했고, 7월과 8월도 각각 51.3%, 55.0%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20.93% 오른 수원의 경우 6·17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묶이기 직전인 작년 5월, 외지인 매입 비중이 67.0%로 지난해 최고를 기록했다.

이후 이 비중은 작년 6월 60.2%, 7월 52.7%, 8월 44.5% 등으로 내려가 11월에는 39.6%까지 낮아졌다.

수원 아파트값은 작년 1분기에 크게 올랐다가 4월 1.16%, 5월 0.50% 등으로 진정되는 양상이었는데, 5월에 외지인 거래가 크게 증가한 뒤 6월 1.17%, 7월 1.25%로 상승률이 다시 올라갔다. 이후에는 8월 0.64%, 9월 0.53% 등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외지인 거래가 많았던 작년 5월에 수원시 거주자가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0%로 지난해 가장 낮았고, 작년 6∼9월 39.8%, 47.3%, 55.5%, 59.4%로 매달 올라갔고 작년 11월에는 60.4%까지 올라가 외지인이 떠난 자리를 메웠다.

▲김포, 서울 거주자 매입 비중 높아

김포는 서울 거주자의 매입 비중이 높은 것이 눈에 띈다.

지난해 김포 아파트 거래에서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58.2%인데, 서울 거주자 비율이 전체의 27.6%를 차지한다. 지난해 김포에서 팔린 아파트 4채 중 1채는 서울 사람이 매입한 셈이다.

김포시 장기동 A 공인 대표는 "작년 여름까지는 김포에 갭투자가 몰렸고, 새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후에는 전셋값이 너무 올랐다며 서울에서 집을 사서 이사 오려는 실수요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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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값#조정대상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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