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공시가 현실화…공시가보다 더 오른 보유세 3배 이상 상승

음영태 기자

현 정부가 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에 주력하면서 지난 4년간 서울 주요 지역의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 인상과 더불어 종합부동산세 등 세율도 함께 올리면서 중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은 공시가격 상승 이상으로 더 커졌다.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을 높이면서 형평성·균형성 제고라는 순기능은 커졌지만, 일각에서는 1주택자까지 보유세 상승폭이 가팔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는 3월 발표될 아파트 공시가격도 작년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4년 전보다 2배 이상 오르는 곳이 속출할 전망이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4년간 2배 인상 줄이어

24일 연합뉴스가 지난해 말 공개된 올해 1월 1일 자 기준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을 분석한 결과 2018년 대비 지난 4년간 초고가가 아닌 중고가 주택도 공시가격이 갑절 이상 뛴 곳이 많았다.

2018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공시가격 형평성 논란이 커지자 2019년도 공시가격부터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이 낮은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을 급진적으로 끌어올린 영향이다. 이 때문에 그해 집값 상승률보다 훨씬 큰 폭으로 공시가격이 뛰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 대사관로에 위치한 한 단독주택은 2018년 공시가격이 5억3500만원에서 올해 12억1900만원으로 4년간 누적 상승률이 127.9%에 달한다.

현실화율 제고에 나선 2019년도에 전년 대비 29.2% 오른 이 주택은 올해도 작년(9억9909만원)보다 공시가격이 22.02% 상승하는 등 4년째 내리 2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마포구 연남동의 한 단독주택은 2018년 공시가격이 5억2300만원에서 올해 14억3천500만원으로 4년 새 174.4% 상승했다. 연남동 일대 상권 발달과 현실화율 제고로 4년간 공시가격이 3배 가까이로 뛴 것이다.

연남동의 또 다른 단독주택도 공시가격이 2018년 10억9000만원에서 올해 29억4000만원으로 170% 상승했다.

재개발 사업 구역이 많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의 단독주택 역시 올해 공시가격이 12억5500만원으로 2018년(4억9300만원) 대비 154.6% 뛰었다.

강남도 2배 이상 오른 곳이 속출했다. 강남구 신사동의 한 다가구는 2018년 공시가격이 11억4000만원이었으나 올해 24억5900만원으로 2배 넘게(115.7%) 올랐고, 서초구 방배동의 단독주택 역시 4년 새 공시가격(10억4000만원→21억4300만원) 상승률이 106%에 달하며 2배를 넘었다.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이외 지역도 누적 상승률이 2배 이상인 곳이 적지 않다.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방침에 따라 초기에는 고가주택 또는 상권 형성 등 개발재료가 있는 곳부터 공시가격을 끌어올렸지만, 2020년 '공시가격 로드맵' 수립 이후에는 시세의 90%까지 올려야 하는 현실화율 목표치 때문에 중저가 주택도 오름폭이 커지고 있다.

영등포구 당산동의 한 다가구주택은 올해 공시가격이 11억5100만원으로 2018년(5억6400만원)의 2배(104%)가 됐고, 관악구 봉천동의 한 다가구는 올해 공시가격이 11억4000만원으로 2018년(5억7500만원) 대비 98.3% 올라 2배에 육박했다.

다만 저가주택 가운데서는 공시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은 곳도 많다.

성동구 사근동의 한 단독주택은 2018년 공시가격이 4억1500만원, 올해 4억5900만원으로 4년간 11%가량 올랐고 중랑구 묵동의 한 단독주택은 2018년 2억4900만원에서 올해 3억1천500만원으로 26.5% 상승해 대조를 이뤘다.

▲시세 상승 큰 아파트도 올해 2배 넘는 곳 늘어날 듯

오는 3월에 공개될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된다.

아파트는 2018년 이전에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단독주택보다 높았지만, 단독보다 시세가 더 많이 오른 탓에 역시 4년 전보다 2배 이상 오른 것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서초구 반포 자이 전용 84㎡와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각각 22억4500만원, 23억7000만원으로 2018년 대비 상승률이 112%, 94%에 달했다. 3년 만에 이미 공시가격이 2배를 넘었거나 2배에 육박한 것이다.

비강남권도 마찬가지다. 성동구 왕십리 텐즈힐 전용 84.92㎡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11억5520만원으로, 2018년(6억2400만원) 대비 3년 만에 85.1% 올랐다.

왕십리 텐즈힐의 지난해 10월과 11월 실거래가격은 17억원 안팎으로 정부 공시가격 로드맵상 올해 목표 현실화율(81.2%)을 곱하면 올해 예상 공시가격은 약 13억8000만원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4년간 상승률은 120%대에 달한다.

마포구 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6㎡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12억6300만원으로 2018년(6억8000만원) 이후 3년간 85.7% 올랐다. 최근 실거래가가 19억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예상 공시가격은 15억40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되고, 이 경우 2018년 대비 상승률이 2배를 넘어서게(126.4%) 된다.

비강남권의 소형 아파트도 집값 상승에다 정부의 현실화율 제고로 누적 상승률이 만만치 않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 전용 60㎡는 2018년 2억7800만원에서 지난해 5억100만원으로 3년간 80.2% 올랐고, 금천구 독산동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 1차 전용 72.5㎡는 2018년 3억8100만원에서 지난해 6억9400만원으로 82.2% 상승했다.

두 아파트 모두 올해 시세상승분을 감안하면 공시가격이 2018년 대비 2배 이상 오를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연합뉴스 제공]

▲공시가보다 무서운 보유세…공시가격 2배 뛸 때 보유세는 더 올라

공시가격이 많이 오른 종부세 대상 고가주택은 지난 4년간 보유세 부담도 급증했다. 주택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부 종부세 대상 주택은 보유세 부담이 4년 새 3배에서 7배까지 늘어난 경우도 있었다.

당정이 올해 고령자와 1주택자를 중심으로 올해 보유세 인하 방안을 준비 중이지만 인하 혜택을 못 받는 대상은 보유세가 큰 폭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우병탁 부동산팀장에 따르면 1주택자라도 종부세 문턱 효과 등으로 보유세 인상폭이 공시가격 상승폭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았다.

관악구 신림동의 한 다가구주택은 2018년 공시가격이 8억2800만원에서 올해 15억3500만원으로 82% 올랐는데 보유세는 2018년 232만원에서 올해 716만원으로 3배(208.6%)나 상승할 전망이다.

성수동의 한 단독주택은 공시가격이 2018년 6억5천800만원에서 올해 11억8천700만원으로 80.4% 올랐는데 보유세는 2018년 169만원에서 올해 404만원으로 139% 뛴다.

고가주택의 보유세 증가폭은 훨씬 더 가파르다.

강남구 삼성동의 한 단독주택은 2018년 공시가격이 9억5900만원에서 올해 19억4000만원으로 4년 새 2배(102%) 올랐는데 보유세 인상폭은 2018년 296만원에서 올해 1254만원으로 4배(323.6%)가 넘는다.

2018년 공시가격이 15억6000만원이던 마포구 연남동의 한 단독주택은 올해 공시가격이 37억3400만원으로 139% 오르면서 보유세가 665만원에서 4676만원으로 무려 7배(603%)로 불어날 전망이다.

다만 재산세만 내는 중저가 주택 가운데 공시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은 주택은 보유세 부담도 크게 늘지 않았다.

신한은행 우병탁 부동산팀장은 "지난 4년간 집값 상승에다 현실화율 로드맵까지 반영되면서 공시가격이 가파르게 뛰었고, 이로 인한 보유세·건강보험료 부담 등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며 "당정이 마련 중인 올해 보유세 인하 방안을 지켜봐야겠지만 보유세 정상화 차원에서 공시가격을 손볼지, 종부세율을 손댈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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