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임대차3법 여파…서울 신규 전세와 갱신 격차 1억5천만원

음영태 기자

임대차3법 시행 후 서울 신규 전세 보증금과 갱신 계약 시 보증금 격차가 1억5000만원대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 신고제가 도입된 지 이달 말이면 꼭 1년이 되는 가운데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가운데 전세 재계약 거래의 계약갱신청구권(이하 갱신권) 사용 비중이 월세 거래에 비해 20%포인트(p)가량 높았다.

또 이 기간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은 임차인들은 갱신 계약을 하는 사람보다 평균 1억5천여만원의 높은 보증금을 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지난해 6월 초 전월세 신고제 등 임대차 3법이 도입된 후 전세 시장에 이중, 삼중의 가격이 생기며 벌어진 현상이다.

▲신규-갱신계약 보증금 격차 1억5000만원…전세 재계약중 72%가 갱신권 사용

9일 연합뉴스가 부동산R114와 함께 전월세 신고제가 시행된 지난해 6월 1일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신고(5월 3일 기준)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18만3천103건을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이 조사됐다.

전체 전월세 거래 건수 중 갱신계약으로 신고된 건수는 4만9528건으로, 이 가운데 갱신권을 사용해 임대료가 5% 이내로 제한된 경우는 3만3731건으로 전체의 68.1%에 달했다.

갱신권을 사용한 비중은 월세보다 전세가 월등히 높았다.

전세 재계약 3만7824건 가운데 갱신권을 쓴 경우는 2만7468건으로 72.6%에 달했다.

월세 재계약 1만1704건 중 갱신권을 사용한 경우가 53.5%(6263건)인 것과 비교해 전세가 19.1%p 높은 것이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갱신권 등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월세보다는 보증금이 큰 전세 계약에서 갱신권의 사용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사 기간 내 전세 거래(월세 제외) 중 동일 주택형 간의 전세 계약이 1건이라도 있었던 1만6664건 가운데 갱신·신규 계약이 모두 확인된 경우는 6781건이었다.

이중 신규 계약의 평균 보증금은 6억7321만원, 갱신계약의 보증금 평균은 5억1861만원으로 신규와 갱신 계약의 보증금 격차가 평균 1억5461만원 벌어졌다.

해당 기간 내에 전월세 계약을 체결한 세입자 가운데 신규 계약자가 갱신 계약자보다 평균 1억5000만원 이상의 보증금을 더 부담한 것이다.

반대로 갱신권을 쓴 세입자는 신규로 전세를 얻은 사람보다 1억5000만원 낮은 금액에 2년을 더 거주할 수 있었다.

부동산
[연합뉴스 제공]

▲갱신-신규 보증금 격차, 중대형 고가일수록 더 커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보증금 격차는 강남권의 중대형 고가 아파트일수록 더 크게 벌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61.47㎡는 이 기간 갱신계약 보증금 평균이 21억원인 반면 신규 계약 보증금 평균은 38억원으로 무려 17억원이나 차이가 났다. 갱신계약 보증금이 신규계약 평균 보증금의 절반을 살짝 웃도는 55.3% 수준이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93㎡는 신고 사례를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갱신계약 보증금이 17억3250만원이었으나 신규 보증금 평균은 30억8000만원으로 격차가 13억4570만원에 달했다.

강북에서도 전세보증금이 높은 성수동1가 트리마제 전용 140.3㎡의 경우 지난해 12월 16억8천만원에 갱신 계약이, 올해 1월에는 32억원에 신규 계약이 각각 이뤄지는 등 갱신·신규 보증금 간의 평균금액 격차가 15억2000만원 벌어졌다.

이에 비해 성북구 장위동 꿈의숲코오롱하늘채 전용 59.92㎡는 갱신계약 보증금 평균이 4억1821만원, 신규 계약 보증금 평균이 4억6250만원으로 격차가 평균 4429만원 정도로 5000만원 미만이었다. 이 주택형의 갱신 계약 평균 보증금은 신규 계약 보증금의 90.4%였다.

또 노원구 상계동 은빛1단지 전용 39.7㎡는 갱신계약 보증금이 평균 1억5833만원, 신규 계약은 1억9200만원으로 격차가 3367만원이었다.

▲임대차2법 시행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 평균 36% '껑충'

전문가들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2년이 되는 올해 7월 말부터 갱신권이 소진된 신규 계약 물건이 나오면서 임차인의 보증금과 임대료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갱신권 적용 시 5%로 인상률이 제한되지만 신규 계약은 시세 수준으로 전셋값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가 시행된 이후 전셋값이 급등한 터라 2년 전 전세가격과 비교하면 임대료 부담은 훨씬 더 클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 기준으로 올해 3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6억3294만2000원으로, 임대차 2법 시행 전인 2020년 7월 말 평균 4억6458만1000원 대비 36.2%(1억6836만1000원) 상승했다. 2년 전 3월의 전셋값(4억6070만원)과 비교하면 평균 37.6% 올랐다.

이중 강남구는 평균 전세가가 3월 현재 11억6751만5000원으로, 2020년 7월(7억8530만1000원)에 비해 48.7%(3억8221만원)나 뛰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전세 시장의 불안 조짐은 없지만 앞으로 갱신권이 소진된 전세가 신규로 나오고, 집주인들이 4년 계약을 염두에 두고 가격을 올린다면 예상보다 전셋값 상승폭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새 정부는 임대차3법 손질을 검토 중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임대차3법과 관련해 "폐지에 가까운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국회 국토위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 심도 있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다만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을 고려할 때 큰 폭의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는 현재 당장 법 개정이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임대 기간을 4년 이상 장기계약하는 등의 '착한 임대인'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민간 임대건설을 확대하며 소형 아파트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를 부활하는 등의 보완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 이달 말로 계도 기간이 끝나는 전월세 신고제와 관련해선 계도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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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3법#전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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