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김희동 교장, ‘청요(淸謠) 2집’으로 세대 아우르는 맑은 노래 선보여

오경숙 기자

“노래는 아이들 마음의 언어이자, 세대를 잇는 다리입니다.”

[책숲학교 김희동 교장이 노래꽃중창단과 안양제일소망교회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맑은 노래를 선보이고 있다]
[책숲학교 김희동 교장이 노래꽃중창단과 안양제일소망교회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맑은 노래를 선보이고 있다]

천안 청소년 책숲학교의 김희동 교장은 오랜 시간 동안 아이들과 함께 노래로 마음을 나누어온 음악교육자다. 그가 만든 동요들은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릴 만큼 널리 사랑받고 있으며,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과 따뜻함을 전한다.

최근에는 ‘청요(淸謠) 2집’을 발매하며 마을과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를 선보였다.

김희동 교장을 만나 ‘동요’가 가진 힘과 그가 꿈꾸는 음악교육의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다.

■음악과 교육의 길
Q. 교장선생님께서는 오랜 시간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를 이끌며 음악과 교육을 함께 해오셨습니다. 처음 ‘노래로 아이들과 소통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2003년 대안학교를 시작하면서 만난 아이들이 동요를 밀어내고 나이에 맞지 않은 사랑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빠르고 센 기운의 노래가 아이들의 기운을 자꾸만 들뜨게 하는 것도 그렇고요.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들려주신 ‘나뭇잎 배’, ‘섬집 아기’, ‘겨울 나무’같은 노래들이 사라지면서 경계성 아이들도 늘어가는 것 같습니다. 도시의 빠른 흐름에 떠밀려가는 아이들에게 자연의 차분한 흐름을 전해주고 싶었고, 너무 일찍 어른의 세계로 들어가는 아이들에게 어린시절의 순수함과 순진함 그 자체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Q. 아이들을 가르치며 만든 노래가 세대를 넘어 사랑받고 있습니다. 작곡하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가치나 철학은 무엇인가요?

A. 아이들이 자신의 내면에 별처럼 빛나는 고귀한 것 있고, 자신의 모습은 꽃처럼 곱다는 것. 꽃과 별이 어울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을 담고 싶었습니다.

Q. 대안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노래를 만들고 부르실 때, 아이들의 어떤 변화나 성장을 느끼셨나요?

A. 정말 수없이 많은 경험을 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들이 제가 있던 방 창문가를 지나가며 “사랑하는 내 동무야, 네 마음은 꽃 같아~”를 노래부르는 장면이었습니다. 이 나이의 아이들이 저 노래를 부르다니! 감탄과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스스로를 하늘에서 내려온 별로 여기고, 이 땅 위에서 나만의 멋지고 고운 꽃을 피우려는 의지가 자라가는 것을 보면 굉장한 보람입니다.

[김희동 교장이 ‘청요(靑謠)’의 탄생과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어린 아이부터 청년, 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부르는 푸르고 맑은 노래’로 여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청요2집을 발매했다고 한다]
[김희동 교장이 ‘청요(靑謠)’의 탄생과 의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어린 아이부터 청년, 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부르는 푸르고 맑은 노래’로 여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청요2집을 발매했다고 한다]

■ ‘청요(靑謠)’의 탄생과 의미
Q. ‘청요’라는 이름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나요? 그리고 ‘청요2집’에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으셨는지요?

A. 동요와 가요 사이에 너무 큰 간격이 있습니다. 동요는 시시하고 가요는 귀에 쏙 들어오는 환경에서 아이들의 성인화는 좁은 계곡의 빠른 물살과 같이 아이들을 어린시절로부터 떠밀어냅니다. 중간의 너른 들에 꽃과 별의 세계를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청소년기에 어울리는 노래로 여겨 ‘푸른 노래’라고 지었는데 청소년만이 아니라 그보다 어린 아이부터 청년, 장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두루 사랑받는 것을 보며 ‘누구나 부르는 푸르고 맑은 노래’로 여겨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 이번 앨범에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그 노래가 탄생하게 된 배경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A. 이번 앨범은 타이틀 곡이 ‘축복송’인데 우리 모두 하나같이 하늘에 내려온 이들처럼 귀하고 고우니 밝게 빛나고 맑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노래입니다. 주로 생일이나 귀한 날을 맞이한 이들을 위해 지은 노래죠. 그리고 실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노래라면 단연 ‘곱기도 해라’ 입니다. 제 노래책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제가 제천에서 중등과정의 대안학교를 할 때였는데 아침 일찍 아이들과 아침열기를 위해 산을 오르다가 발 밑에서 빛나는 꽃마리들이 하도 고와서 넋을 잃고 바라보는데 꽃들이 제게 “희동, 힘들지? 그래도 잊지마. 우리 모두 하늘에서 밤새 빛나다가 내려왔다는 걸!” 하는 말을 하면서 이 노래를 들려주었지요. 그대로 옮겨놓은 곡입니다. 그때 학교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힘든 일이 많았는데 그 와중에 영혼마저 바닥을 치고 있어 초라해져 있었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고맙기도 하고….

Q. 김희동 선생님의 노래는 어린이뿐 아니라 부모님 세대, 중장년, 어르신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세대를 초월해 공감받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A. 우리 모두 내면 깊은 곳에 맑고 밝고 건강하게 살고자하는 마음이 있다고 믿어요. 아이들은 그게 가득 차 있지요. 그걸 노래하는 노래라 아이들에게는 아무런 걸림이 없이 마음에 쏙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그렇게 되지 않는 날이 많아지면서 자신의 참모습에 대한 그리움을 마음에 품고 살아가지요. 그 그리움에 응답하는 노래라고 할까요. 위안을 받고 다시 그 날로 돌아가 맑고 밝은 존재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 마음을 알아주는 노래여서가 아닌가 싶어요.

[안양 마을공동체 ‘우리함께’의 초청으로 안양제일소망교회에서 ‘청요2집’ 발매 공연을 하고 있다]
[안양 마을공동체 ‘우리함께’의 초청으로 안양제일소망교회에서 ‘청요2집’ 발매 공연을 하고 있다]

■안양 마을공동체 초청공연 이야기
Q. 이번 ‘청요2집’ 발매 공연이 안양 마을공동체 ‘우리함께’의 초청으로 안양제일소망교회에서 열렸습니다. 특별히 이 자리를 함께 하시게 된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A. 제가 온라인을 한 강의를 들으신 사랑나무 어린이집 남승희 원장님과 맺어진 인연이 여기까지 이어진 것 같습니다. 김기애 원장님 또한 크나큰 역할을 하셨고요. 비발디 연주단과 함께 하게 된 것도 김 원장님 덕분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큰 도움은 안양 제일소망교회 담임목사님이신. 목사님의 열린 마음 덕분입니다. 사용료를 일체 받지 않으시고 오로지 지역사회의 건강한 문화 형성을 위해 기꺼지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셨지요. 하나같이 고마운 분들입니다.

Q. 공연에는 영아부터 어르신까지 온 마을이 참여했다고 들었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나 인상 깊은 순간이 있었나요?

A. 어느 한 장면 감동적이지 않은 장면이 없었습니다. 맨처음 나온 사랑나무 어린이집 아이들은 그 어린 나이에도 얼마나 우렁차게 노래부르던지 제 노래가 그렇게 힘 있는 노랜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
그리고 안양 비발디 공연단의 중창이었는데 그렇게 밝고 환하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정말 영혼이 정화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빠질 수 없는 팀은 단연 노을 중창단이었습니다.
어르신들로 구성된 중창단인데 만들어진지 몇 달 되지 않았음에도 삶의 깊이 있어서인지 원숙하고 깊은 울림을 저에게 주셨습니다. 돌을 이제 갖 지난 아이부터 삶의 숙련자에 이르기까지 함께 한 이번 공연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책숲학교 청소년들과 노래꽃중창단이 ‘맑고 밝고 아름답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책숲학교 청소년들과 노래꽃중창단이 ‘맑고 밝고 아름답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Q. 이번 공연에서 ‘노래꽃중창단’과 함께 꾸민 무대도 인상 깊었습니다. 함께하는 이들과의 인연과 팀워크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요?

A. 노래꽃 중창단은 2013년에 서남재단의 발도르프 교사 연수에 음악 강의를 할 때 만난 분들이 인연이 되어 12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대개 유아 교사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주부에서 일반학교 교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중간에 단원이 많이 줄어 그만 할까 싶기도 했는데 지금의 단장님과 임원분들이 한사코 말리시고 저를 이끌어 주신 덕분에 지금처럼 다시 살아났지요. 정말 고마운 분들입니다. 한달에 한 번 첫째 토요일 오전에 이화여대 후문쪽 봉원사 올라가는길에 있는 봉원교회에서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노래 연습 시간이라기보다 힐링 시간이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음악이 주는 치유와 희망
Q. 선생님께 노래란 어떤 의미인가요?

A. 노래는 생명이다. 노래는 분명 살아있는 무엇입니다. 새 노래가 다가오면 설레고 빠져들어요. 그 노래만의 생명을 느낍니다. 그래서 짓는다는 느낌보다는 그 생명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고 더 마음을 씁니다. 제 모습을 못 찾고 이래저래 바꾸면 망가지는 것이 느껴지죠. 그럼 한 발 물러서서 시간을 가집니다. 하지만 짧으면 3분?걸어야 한 시간이 채 안 걸려 그 모습을 다 드러내더군요. 그 자체로 자신의 모습을 지난 생명존재인 것 같습니다.

Q. 요즘 아이들과 어른 모두가 마음의 쉼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음악이 사람들에게 어떤 치유와 힘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말은 머리로 가고 노래는 가슴으로 갑니다. 말은 아무리 잘해야 본전이고 상처를 주는 때가 더 많지요. 하지만 노래로 상처받는 일은 거의 없지요. 오히려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회복시켜 자신을 사랑하게 해주지요. 노래 안에는 분명 생명이 있어요. 그러지 않고서야 노래를 부르며 새 힘을 얻는 일을 이해하기는 어렵지요.

[김희동 교장 프로필]
[김희동 교장 프로필]

Q. 앞으로의 계획이나, ‘청요’를 통해 이어가고 싶은 꿈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A. 아이들과 어른들의 일상과 희망, 내면의 성장과 삶의 기쁨, 자연과 가족이 주는 행복을 노래들을 많이 짓고 싶어요. 제 노래들을 모두 음원으로 내어 널리 퍼트리고 싶고요. 가사를 외국어로 바꾸어 다른 나라의 아이들, 사람들도 함께 하면 좋겠어요.
청요제를 열고 싶어요. 예전의 창작동요제처럼 말이죠. 청요로 행복해진 이들, 청요로 삶을 회복한 이들, 청요로 하루를 살아가는 이들의 한마당을 열어 보고 싶어요. 거기서 자연과 사람과 자신을 사랑하는 문화가 꽃피면 좋겠어요.
이것 말고도 많은데 욕심일까요?
좋은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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