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연말 음주·과로에 ‘입 돌아간다’

술자리, 업무 피로와 찬바람에 구안와사 늘어

전지선 기자

연말 회식이다 동창회다 이래저래 일주일 동안 술자리를 가졌던 김 씨.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눈이 감기지 않아 비눗물이 자꾸 눈에 들어온 것이다. 얼른 비눗물을 헹궈내고 거울을 본 김 씨는 또 깜짝 놀랐다.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없고 눈이 감기지 않았고, 얼굴이 한쪽으로 일그러져 있는 것이었다. 김 씨의 병명은 바로 '구안와사'였다.

 

연말, 빽빽한 술자리, 음주로 말미암은 피로, 연말 바쁜 회사업무에 차가운 바람과 감기 등이 중첩되어 결국 구안와사를 부른 것이다. 실제로 한 연구조사에 의하면 구안와사의 주된 원인은 과로와 스트레스이며 이때 음주를 동반하거나 수면시간이 7시간 이하일 경우 발병 위험성이 더욱 높다.

 

광동한방병원 문병하 원장은 "이전에는 감기 및 찬기운을 얼굴에 쏘였을 때 발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과로와 스트레스 때문에도 걸리기 쉽다. 얼굴에 마비증상이 나타나 정신적, 심리적 충격이 크므로 술자리가 잦은 연말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감기를 앓고 난 후나 입술의 감각이 둔해지거나 귀 뒤쪽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지면 일단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구안와사는 갑자기 나타나 순식간에 악화하지만 다행히 전조 증상이 확실한 편이다. 며칠간 음주가 잦았던 경우라면 오후에 더욱 심해지는 얼굴의 당김, 스트레스를 받거나 음주를 한 후 실룩거리는 입가의 미세한 경련은 이상 신호다. 그런가 하면 일반적으로 구안와사는 마비되는 귀 뒤에 통증이 느껴지다 1-2일 후에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만큼 귀 뒤쪽이 뻐근하게 아프거나 몸이 찌뿌드드하고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과로로 말미암은 구안와사는 간(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본다. 잦은 음주로 탓인 과로는 간의 기능을 원활하지 못하게 해 얼굴 당김, 눈시림 증상이 있다가 심해지면 입가가 실룩거리게 되고 차츰 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런가 하면 <동의보감>에 의하면 위의 경맥이 입을 둘러서 눈으로 흐르는데 위장에 병사(病邪)가 들어오면 입과 입술이 비뚤어진다고 했다.

 

얼굴이 비뚤어지다 보니 심하면 대인기피증,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구안와사는 발병 초기의 적극적인 치료가 특히 중요하다. 대개 4주 정도면 완치되나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료 기간이 길어지거나 완치되지 않아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증상이 가벼울 경우에는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치료 효과가 있다. 양쪽 눈을 최대한 크게 떴다가 다시 꼭 감거나 윙크하는 동작을 5회 이상 반복해준다. 양쪽 볼의 근육을 풀어주려면 입을 뾰족하게 모은 후에 앞으로 내미는 동작, 뺨을 불룩하게 하는 동작, 이 오 우 입 모양을 만들어 휘파람 불기, 촛불 끄기 등과 같이 입으로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면 된다.

 

치료 후 가정에 돌아와서도 재발을 방지하거나 후유증을 줄이고자 온열 마사지를 하는 것이 좋다. 마사지 요령으로는 반드시 따뜻한 물로 세안을 한 후, 더운 수건으로 이마와 눈 주위를 원을 그리듯 하루에 20분씩 마사지해준다. 따뜻한 찜질팩으로 증상이 나타난 부위를 마사지 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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