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신생아 뒤바꾼 산부인과 7000만원 배상

산부인과에서 바뀐 아이를 18년 만에 찾은 어머니가 낸 소송이 조정(調停)으로 마무리됐다.

서울고법 민사17부(부장판사 곽종훈)는 간호사 실수로 뒤바뀐 신생아를 18년 간 키워온 A씨(47·여)가 모 산부인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병원이 박씨에게 7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임의 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임의 조정은 확정판결 효력을 갖는다.

A씨는 1992년 경기 구리시의 모 산부인과 병원에서 아이를 낳은 뒤 당연히 친자식일 것으로 믿고 키워왔으나, 2008년 7월 자녀의 혈액형이 부모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뒤늦게 유전자 검사를 해 친자식이 아님을 알게 됐다.

A씨는 딸을 출산했던 산부인과로 찾아가 당시 분만기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으나 병원 측이 산모들의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자, 1억2000만원의 위자료 및 분만기록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지난해 7월 "병원은 신생아를 주의 깊게 살펴 건강한 상태로 부모에게 넘겨야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병원의 과실이 명백하므로 A씨 가족들에 대한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이 있다"며 7000만원의 배상판결을 내렸다.

다만 당시 재판부는 A씨 가족의 분만기록 정보 공개요구에 대해서는 "문서제출명령 규정은 실체법적으로 소송 상대방의 의무가 아니라 불이익을 주는 규정에 불과하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말 당시 A씨가 비슷한 시기에 출산했던 산모들에 대한 기록을 비공개로 병원에서 받아 수소문 한 결과, A씨 외에 딸을 낳은 산모는 B씨 한명뿐이었다. 재판부가 '필요할 경우 판사실에서 비공개로 문서를 내도록 명령할 수 있다'는 민사소송법 조항을 적용한 것이다.

B씨는 법원의 요청을 받아 유전자 검사를 했고, 그 결과 A씨 부부와 B씨 부부의 아이가 서로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 25일 조정 기일을 열어 병원이 A씨와 B씨에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긴 조정안을 권고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