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현대건설 인수전 ‘제2의 형제의 난’ 되나

전초전부터 시숙VS제수 날선 대립각

임해중 기자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싸고 시숙인 현대기아차그룹과 제수인 현대그룹 간 전초전이 본격화 됐다. 현대기아차그룹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사업 강화와 시너지 창출을 위해 현대건설 매각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이후 현정은 현대그룹 측의 반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현대기아차그룹은 이번 현대건설 인수전이 ‘집안싸움’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 인수는 철저히 경제 논리에 의한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은 다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현대건설 인수를 결정했다고 참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그룹 숙원사업이었던 현대제철 일괄제철소를 성공적으로 완성했고 자동차사업도 글로벌시장의 본궤도에 오른 만큼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사업 확장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는 경제 논리에 따라 극도의 시너지효과를 얻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라며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친환경 발전 사업부터 주택용 충전 시스템, 친환경 주택, 하이브리드 자동차 및 전기차에 이르는 ‘에코벨류’ 기업벨트를 완성하는 것이 최종 종착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그룹의 이런 입장정리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반반으로 나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공식적으로 밝히며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는 점을 현대그룹이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게다가 현대그룹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 8.3%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 인수는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절차이기 때문에 현대그룹이 현대기아차그룹을 맹렬히 공격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론이다.

물론 현대기아차그룹이 공식적으로 “현대건설을 인수할 경우 현대 엠코와의 합병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으며 정 부회장 후계구도와 관련된 논란을 일축했지만 이 문제가 쉽게 가라앉을 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한편 현대건설 인수전을 놓고 양 그룹이 본격적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쉽사리 우세를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인수전에 필요한 강력한 ‘실탄’을 무기로 정면 승부를 할 것으로 관측되고, 현대그룹은 명분론을 앞세워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돼 어느 한쪽의 우위를 쉽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자금만을 고려해 매각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라면서 “명분과 시너지효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계획이기 때문에 두 그룹 중 누가 우위에 있다고 속단할 순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이 그룹의 모기업임을 강조, 명분론을 앞세운 인수 전략을 펴고 있고, 현대기아차그룹은 실탄과 시너지효과를 무기로 현대건설 인수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라며 “시장에서는 현대건설 인수전이 과거 현대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 간 '형제의 난'때와 유사한 극한 충돌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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