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현대모비스 연구원들, 생산현장 속으로

생산 공정상 문제, 잠재적 품질불량 요인 개선

김동렬 기자

현대모비스의 연구원들은 올 한해 한 달씩 사무실을 비우고 있다. 이들이 한 달간 머무는 곳은 휴가지도, 연수원도 아닌 생산현장.
 
이곳에서 연구원들은 생산라인에서 현장 직원들과 함께 직접 부품을 생산하고 품질을 점검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연구실의 책상이나 컴퓨터 화면이 아닌, 생산과 품질라인에서 부품과 씨름을 하고 있는 것이다.

▲ MEB를 설계하는 윤재호 주임연구원(왼쪽에서 세 번째)이 생산현장에서 공장 직원들과 개선책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모습.
▲ MEB를 설계하는 윤재호 주임연구원(왼쪽에서 세 번째)이 생산현장에서 공장 직원들과 개선책에 대해 토론하고 있는 모습.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경력사원과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생산현장 체험을 올해 초부터 전 연구원으로 확대해 실시하고 있다.

17일 회사 관계자는 "자신이 설계한 부품이 생산되는 현장으로 연구원을 한 달 간 파견해 직접 부품을 조립·검사하며, 주어진 개선과제를 수행케 하고 있다"며 "생산현장 체험에 참여한 인원은 매월 30명씩 9월까지 270명에 이른다. 연말까지 총 360명이 참여해 전체 연구원의 25% 이상이 한 달씩 생산현장을 체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달 동안 연구원들은 각자 주어진 개선과제 수행은 물론, 설계에 반영되지 못한 생산공정 상의 문제나 잠재적인 품질 불량 요인을 찾아내 개선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매일 아침 각 공장에서 진행되는 '품질마당'에서 그날 그날 파악한 개선사항에 대해 현장 직원들과 토론을 벌여 해결책을 찾고,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소와 협의를 거쳐 설계에 즉시 반영토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장 체험을 마치면 참여인원 전원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져 개선과 수행 결과를 비롯한 현장 체험의 각종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장 체험으로 개선된 모든 내용을 연구소 전체로 확대해 수평 전개시키고 있다.

개선과제 수행 외에도 연구원의 생산현장 체험은 연구원과 생산현장 직원 간 교류의 폭을 확대하여 업무 협조를 원활하게 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연구원은 생산현장에 대해, 생산현장 직원은 설계 과정에 대해 지금까지보다 더 심도있는 이해를 하게 된다"며 "서로 상대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문제를 파악함으로써 업무 협조가 한결 더 원활해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원과 생산현장 직원 간의 소통을 한층 더 강화함으로써, 연구개발과 생산의 효율성 증대 및 품질향상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는 셈이다.

첨단제동장치인 MEB를 생산하는 천안공장의 생산팀장 박용환 차장은 "연구원들이 생산현장에 한 달씩 머무르며 연구개발의 관점은 물론 생산현장의 관점에서도 제품을 바라보면서 개선사항들이 한층 더 신속하게 해결돼 생산성과 품질이 전체적으로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에어백 공장에서 생산현장을 체험한 안전시스템설계팀의 홍예리 연구원은 "생산현장 체험을 통해 설계 다음 단계인 생산부문을 경험함으로써 현장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설계 시 놓칠 수 있었던 작은 부분도 설계에 반영하게 됐다"며 "개선 과제를 해결하며 설계에 반영했던 내용을 특허 출원까지 하게 돼 더욱 보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같은 생산현장 체험은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의 '현장경영' 방침을 적극 실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 회장은 수시로 국내외 사업장을 둘러보며 '모든 문제와 답은 현장에 있다'는 현장 제일주의를 몸소 실천하기로 유명하다. 현대모비스는 연구원의 생산현장 체험을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해 실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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