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학교폭력 해결에 교사가 교육적으로 개입해야"

교사 조사권ㆍ중재권 강화해야..학교 안 교육벌이 '바람직'

박성민 기자

[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학교 폭력을 줄이기 위해 교사의 조사권과 중재권 등을 강화하고 학교 밖 처벌보다는 가능하면 학교 안에서 교육벌을 주는 등 교육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행복세상을여는교육연대와 전국교육희망네트워크 등의 공동주최로 지난 4일 오후 서울 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학교폭력 문제 긴급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박종철 전교조 학생생활국장은 "교사만이 폭력을 양산하는 학생 간의 불평등한 권력관계에 교육적으로 개입해 평등하고 평화로운 교실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구체적으로는 학생간 폭력 사태가 발생했을 때 교사에게 가해·피해 학생에 대한 조사권과 학부모 면담권, 경미한 사안에 대한 중재권을 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 국장은 "학교 폭력을 줄이려면 인성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며 "담임교사의 인성교육이 이뤄지는 조회, 종례, 학급회의 같은 생활교육 시간을 수업시수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가해 학생에 대한 구속수사를 강화하겠다는 경찰의 대책에 대해선 "처벌 위주의 정책으로, 교육적 효과보다는 사회적 격리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가능한 한 학교 안에서 폭력 문제를 교육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 17조를 개정해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를 크게 징계조치, 교육벌로 나누고 징계조치에 교육벌을 병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는 최근 학교 폭력에 대해 침묵한다는 지적을 받는 전교조 관계자들의 자성 목소리도 나왔다.

개회식에서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은 "죽어가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전교조가 (학교 폭력과 관련해) 실천적 노력을 하지 않고 그동안 대체 뭘 했는가 하는 점을 깊이 받아들인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국장도 "전교조는 학교 폭력 해결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현장 실천을 제안한 적도, 정책 대안을 만든 적도 없고 최근 핵심 사업으로 제시하는 학교 혁신 사업에서도 '폭력 없는 평화로운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과도한 입시경쟁이 학교 폭력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토론에 나선 고유경 전국참교육학부모회 상담국장은 "학교 폭력은 공부만 잘하면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모든 것이 용인되는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라며 "지금이라도 초등학생 때부터 학원으로 '뺑뺑이' 도는 사회 구조를 하루빨리 해체하고 그 자리에 기본적인 민주시민 의식을 배우는 인권 교육이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인권조례도 교육의 목표가 대학입시에 맞춰진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고민을 담아야 한다"며 "치열한 경쟁을 하며 서로 인권을 살피는 것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다.

또 다른 토론자인 문재현 마을공동체교육연구소 소장은 속칭 '일진'에 대한 장기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 소장은 "아이들에게 일진은 학교, 지역사회에서 거대한 조직을 이루는 무서운 존재일 뿐 아니라 유행을 주도하는 선망의 대상"이라며 "정부가 전국 또는 지역 차원의 일진 조사를 동시에 실시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청과 경찰청 등을 대상으로 일진을 조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곳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거나 은폐하는 곳에 대해서는 행정·재정적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