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금융회사, 부동산 침체로 금융-부동산 융합 나서

삼성생명 전문운용사 설립추진, 하나금융 수직계열화 구상

김진수 기자

[재경일보 김진수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기존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로는 수익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대형 금융회사들이 금융과 부동산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찾기에 나섰다. 보유하거나 투자한 부동산 자산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한 점도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꼽혔다.

금융회사들은 현재의 부동산 침체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며, 앞으로도 부동산 경기가 예전처럼 활황을 띄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신업계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1월을 기준으로 전국의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어 101.9%를 기록했으며, 줄어드는 인구와 보급율을 함께 감안한다면 산술적으로 예전과 같은 부동산 경기 활황은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이 크게 줄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의 필요성이 불가피해지면서 주요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부동산의 개발부터 운용까지 전문적인 운영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신년 인사회에서 "올 하반기부터 엄청난 (부동산 관련) 상품이 나올 것"이라며 새로운 부동산 금융상품에 대한 구상을 제시했다.

현재 부동산관련 자산관리 서비스 등 종합서비스를 준비 중인 국민은행은 기존 담보대출 위주의 부동산 운용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지난달 말에 'KB부동산서비스사업단'을 신설하고 내부 인력 20여명을 충원하는 등 어 회장의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하나금융그룹은 부동산금융을 기존의 담보대출 위주의 PF 대출 방식에서 탈피하기 위해 지분 참여 등을 통해 직접 부동산 산업에 뛰어들어 건설-소유-운영ㆍ관리 등 전단계를 수직 계열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이 금융그룹은 하나은행 기업금융그룹, 하나금융경영연구소, 하나다올신탁, 하나다올자산운용, 하나대투증권이 참여하는 부동산금융 대안모델개발특별팀(TF)을 만들었다. 이르면 상반기에 늦어도 하반기에는 구체적인 대응전략을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토지신탁 박진수 팀장은 "시공만 하는 게 아니고 개발 초기단계에서 파이낸싱에 참여해 준공후 매각 및 관리 운영까지 부동산 산업 전체를 수직 계열화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손정락 연구원은 "그동안의 PF 개발사업으로는 부족하다"며 "분양형 상품에서 운영형 상품을 섞게 되면 현금흐름과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갈수록 부동산과 금융업의 경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생명도 최근 보험업계 최초로 부동산전문자산운용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생명의 이런 계획이 보유중인 부동산의 자산관리를 전문화하려는 것이기도 하지만 삼성그룹 차원에서 부동산 산업의 구조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전문자산운용사에 계열사인 삼성화재, 삼성자산운용, 삼성물산까지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 이태규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가 장기적으로 불확실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시세차익만 노리는 단순한 부동산 자산 운용은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전문연구위원은 "금융사를 중심으로 부동산 운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기존의 단순한 투자형태에서 전문적 운영 관리 방식을 도입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침체되어 있는 부동산 시장에서 금융권의 투자 확대가 부실 확대로 연결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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