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곽노현, 벌금 3천만원 선고 받아 직무복귀… 대가성은 유죄

경제적 부조 등 동기 고려해 판결… 대법원서 확정되면 당선무효·교육감직 상실

이영진 기자
[재경일보 이영진 기자] 서울시 교육감 선거와 관련해 후보매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노현(58) 서울시 교육감이 19일 3천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아 석방됐다. 이 판결로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곽 교육감은 구속상태에서 해제돼 이날 바로 교육감직에 복귀하게 됐다. 하지만 2억원의 대가성에 대해서는 유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판결과 관련해 곽 교육감은 앞으로 재판을 통해서 대가성에 대해서도 무죄 판결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검찰도 대가성을 인정하면서도 곽 교육감에 대해 벌금형 판결을 내린 것에 이해할 수 없다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교육감직에 복귀할 수 있게 된 곽 교육감은 교육감직에 복귀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귀가했다.

◇ 법원, 곽 교육감에 벌금 3천만원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지난 2010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중도 사퇴한 박명기(54)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넨 혐의(지방교육자치에관한 법률 위반, 공직선거법 준용)로 구속기소된 곽 교육감에게 벌금 3천만원을 선고했다.

이 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된 경우 당선 무효가 되도록 규정한 선거법 조항에 따라 곽 교육감은 교육감직을 상실하게 된다. 곽 교육감은 또 선관위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35억2천만원을 반납해야 한다.

재판부는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건넨 2억원에 대가성이 있다며 유죄를 인정했으나 곽 교육감이 이같은 금전 지급에 합의한 사실을 사전에 알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 교수가 서울교육발전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의 직을 맡은 것은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후보 사퇴의 대가로 볼 수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곽씨가 단일화 과정에서 일관되게 금품제공을 거절했고 뒤늦게 실무자 간 금품제공 합의를 안 뒤에도 합의 이행 요구를 한 차례 거절했다. 박씨의 상황이 어려워 경제적 부조를 한다는 주관적 동기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곽씨가 2억원 제공의 불법성과 대가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평가되고 사실상 측근들의 범죄사실을 은폐하는데 기여했으며, 결과적으로 선거비용 보전 명목으로 이뤄지는 후보직 매도행위나 사퇴 대가 요구 등 선거문화 타락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어 결코 허용될 수 없는 행위를 했다"며 당선무효형을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돈을 받은 박명기 교수에게는 징역 3년과 추징금 2억원을 선고했으며, 중간에서 돈을 전달한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에게는 벌금 2천만원을 선고했다.

◇ 곽 교육감 "대가성 승복 못해… 무죄판결 받겠다"

하지만 1심 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고 석방된 곽 교육감은 대가성에 승복할 수 없다며 무죄판결을 받겠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이날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공판에서 벌금 3천만원이 선고되자 곧바로 옷을 갈아입고 나와 "서울 시민과 교육가족에 충격과 걱정을 안겨드려 송구스럽다"며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주장이 전혀 사실이 아님이 밝혀져 다행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가성과 관련한 법원의 판단에 승복할 수 없다. 2심과 나머지 재판에 성실히 임해 무죄 판결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죄가 인정됐는데) 교육감직을 유지할 것인가'는 등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 검찰 "이해할 수 없는 판결… 즉각 항소"

검찰은 법원이 19일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벌금형을 선고하자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곽 교육감 사건 수사라인에 있었던 검찰 관계자는 "선거사범을 많이 수사해봤지만 이런 판결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너무 황당해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판결은 법원 몫이니 법원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인도 법정이나 검찰 조사에서 경제적 지원을 약속한 건 인정했고, 자리 제공도 약속한 것"이라며 금전지급 합의를 사전에 몰랐고, 서울교육발전자문위 부위원장직 제공은 정상절차라 무죄로 본다는 재판부 판단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또 곽 교육감이 뒤늦게 금품제공 합의를 알고서 합의 이행 요구를 거절했다는 판결문 내용에 대해 "공소시효를 6개월로 착각해서 계속 미뤘던 것일 뿐"이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형량이란 게 상식의 범위에 있어야 하는데 이건 완전히 그 범위를 벗어난 판결"이라며 "어떤 의도를 갖고 내린 결론인지 모르지만 앞으로 법원 판결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곽 교육감을 벌금형으로 하려면 박명기 교수도 벌금형을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 받은 사람은 3년 실형인데 어떻게 준 사람이 벌금형이냐"라며 판결에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재판부가 '정치적 판결'을 내렸다며 "당연히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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