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간통이 죄가 된 역사… 여성차별에서부터 형벌권 논란까지

방성식 기자

간통이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법률상 죄로 규정된 것은 1905년의 일이다. 대한제국 법률 3호인 형법대전은 유부녀가 간통한 경우 그와 상간한 자만 6개월 이상 2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1912년엔 일본의 형법을 그대로 적용해 간통한 부인과 그와 상간한 자를 모두 2년 이하 징역에 처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이때까지도 유부남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에 대한 혐의는 없었다.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유부남이 미혼인 여성과 성관계를 맺어도 간통으로 인정되진 않았던 것이다.

이 법은 1953년이 되어서야 간통한 남녀를 모두 처벌하는것으로 다시 개정되었다. 53년의 헌법으로 유부남/유부녀와 성관계를 맺은 남녀는 모두 실형을 받게 되었다.

간통죄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존재했다.

간통죄의 존치를 주장하는 쪽은 성도덕에 대한 국민적 전통이 간통죄를 불벌시할 정도로 일반화되기 어려운 점, 이혼의 무절제 남용이나 정조관념의 부정이 우려된다는 점, 간통이 배우자에 대한 침해/모욕이 되므로 개인의 부도덕만을 문제삼지 못하는 점, 간통죄로 인한 이혼시 피해자가 위자료를 받아낼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반면 폐지론자들은 성윤리 보호나 부도덕에 관한 사항을 형벌로 통제하는게 불합리하다는점, 민법상 손해배상의 규정을 적용하여 배우자에게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불법행위의 배상을 청구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점, 간통죄가 과도한 위자료를 받아내거나 복수심의 만족을 위해 형벌권을 일종의 합법적인 공갈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헌법재판소는 지금까지 개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법 앞의 평등에 위반하지 않는다며 존치론의 입장을 있었다. 지금까지 4번의 합헌결정을 내렸으나 5번째 심의에서 위헌결정을 내려 간통죄는 폐지되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

[정책 톺아보기] 가습기살균제 배상 전환, 국가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가습기살균제 배상 전환, 국가 책임 어디까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정부가 국가 책임을 전제로 한 배상·지원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10년 넘게 이어진 피해 구제 논의가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 참사를 사회적 재난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국가가 전면에 나서겠다는 이번 방침은, 피해자 구제 방식은 물론 향후 재난 대응의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교권 침해 학생부 기록 논쟁, 제도화 문턱까지 왔다

교권 침해 학생부 기록 논쟁, 제도화 문턱까지 왔다

교권 침해 행위를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제도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교사 보호 필요성이 현장과 여론에서 동시에 제기되는 가운데, 학생 인권 침해와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맞서고 있다. 교육 당국은 제도 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적·행정적 쟁점 검토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