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닭발에서 찾는 소비자 권리, 무상급식에서 찾으려는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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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18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경남의 학교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따른 격론을 벌이다 씁쓸한 표정으로 각자 밖으로 나서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18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경남의 학교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따른 격론을 벌이다 씁쓸한 표정으로 각자 밖으로 나서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18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경남의 학교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따른 격론을 벌이다 씁쓸한 표정으로 각자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람이 먹는 닭발과 개가 먹는 닭발은 본질적으로 다르지는 않다. 닭의 종류가 다른 것도 아니고, 가공방법이 다른 것도 아니다. 개 사료용 닭발이 식용과 다른 점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란 점 하나밖에 없다.

지난 13일엔 유통기한 지난 고기가 무한리필 고깃집에 판매된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국민들의 공분을 샀고, 그전엔 곰팡이가 핀 시리얼이 시중에 유통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음식으로 인한 서러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KBS의 2TV 저녁생생정보통이 '삼겹상 정량 검증' 방영분에선 1인분 200g이라고 쓰여있는 고기집의 대부분이 정량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났다. 작게는 100g에서 크게는 200g 가까이 차이가 있는 음식점이 속출했다.

이를 지적한 촬영팀이에게 직원이 남긴 말은 다음과 같다 "나중에 후회하지... 다 먹지도 못하고 남기잖아요"

프랑스의 미식가 브리아 샤바랭은 "당신이 먹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란 말을 했다. 우리가 음식에 예민한 것은 그것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만은 아니다.

먹는 행위는 의(依), 주(住)와 더불어 인간 생활의 기본 요건이며, 식욕은 성욕, 수면욕과 더불어 기본 3대 욕구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음식을 먹는지, 어떻게 식욕을 해결하는지는 그 사람의 지위와 신분, 문화적 수준과 가치관까지 대변할 수 있다. 그렇기에 잘 못 먹는 것은 서럽고 수치스러운 일로 여겨진다.

오늘 무상급식을 두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격론을 벌였다. 하지만 대화가 잘 풀리지는 않은 것 같다. 소통하려고 만난 두 사람은 끝내 얼굴을 붉혔다.

홍 도지사는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말라, 학교에 공부하러 가는 거지 밥 먹으러 가는 것은 아니지 않나"고 지적을 했고, 문 대표는 "모든 아이들에게 급식을 주는 것은 인권이자 의무교육의 하나"라고 응수했다.

고소득층 자녀와 저소득층 자녀가 먹는 급식은 본질적으로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자기 돈으로 사 먹는 사람과 남의 지원으로 겨우 끼니를 때우는 사람의 속내가 같을 리가 없다. 더 무서운 건 사람이 개가 먹는 닭발을 혐오하는 것처럼 누구의 돈으로 밥을 먹는지에 감정을 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 차이는 그냥 닭발과 유통기한이 지난 닭발의 차이만큼 치명적이다.

고깃집의 직원은 정량대로 준 고기를 남기는 사람을 많이 본 경험이 있어 고기량을 줄이는 효율적인 사고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손님들은 메뉴판에 적힌 그대로의 200g 돼지고기가 나오길 바란다. 그것이 손님의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이다.

 효율과 선별이 필요한 곳, 평등이 필요한 곳을 구분할 줄 아는 정부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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