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6일 홍콩에서 출발한 아시아나항공이 승객을 잘못 태워 회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 하필이면 같은 날에 인천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에서도 잘못된 승객이 탑승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두 사건 모두 원 소유자가 다른 사람과 항공권을 바꿔치기해서 생긴 문제다.
홍콩에서 출발하는 아시아나 항공권과 제주항공 항공권을 각각 구입한 A씨와 B씨는 서로 항공권을 바꿨다. 제주항공사 항공권을 구입한 B씨가 한국에 더 일찍 도착하기 위해 아시아나 항공을 타고 싶은데, 본인 이름으로 새로 항공권을 구입하지 않고 아시아나 항공권을 구입한 지인인 A씨와 항공권을 바꾼 것이다. 수화물을 항공기에 싣고 항공카운터와 보안수속대를 통과해 아시아나 항공 기내에 탑승까지 한 B씨때문에 비행기는 출발한지 1시간만에 출발한 홍콩공항으로 되돌아와야 했다. 제주항공을 타려던 A씨가 본인 항공권이 아니라는 것이 발각되어 이미 출발한 아시아나 항공기에 통보되었기 때문이다. 항공법상 부정탑승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인천에서도 항공권 바꿔치기 사건이 적발된다. 이번에는 금전적 이득을 노린 악의적 범죄다. 인천에서 방콕으로 출발하는 항공권을 구입한 중국인 2명이 항공카운터와 보안 수속대를 통과하고, 인천에서 캐나다 밴쿠버를 향하는 항공권을 구입한 한국인 2명도 항공 체크인을 하고 보안수속을 통과한 후 항공권을 교환한 것이다. 한국인은 캐나다에 무비자입국이 가능한 반면 중국인은 캐나다에 가려면 비자가 필요하고 입국심사도 까다롭기때문에 중국인이 불법으로 캐나다를 가도록 서로 짠 것이다. 하지만, 탑승게이트앞에서 여권을 대조하는 장면에 계획을 포기한 중국인들이 방콕행 항공권을 분실했다고 신고를 하는 바람에 모든 계획이 들통났다. 보안수속을 통과한 후에 빠져나갈 길을 찾지 못했기때문이거나 방콕가는 항공권 가격이 아깝다고 생각했기때문인지 모르지만, 이 엉뚱한 신고때문에 이미 방콕으로 출발한 한국인들도 덜미를 잡힐 수밖에 없었다. 역시 항공법 위반이다.
두 사건에서 드는 의문은 멀쩡히 내 돈 내고 산 항공권을 주는 것이 왜 불법이냐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과 홍콩은 다른 나라인데 두 나라 모두 항공권을 바꾸면 모두 불법으로 보는 공통의 항공법이 존재한다는 것도 의아한 부분이다.
항공법은 1944년 미국 시카고에서 제정한 국제민간항공조약이래 ICAO 와 IATA 권고를 따른다.
여느 법이 국가별로 개별적으로 제정되는 것과 달리 항공법은 국제민간항공조약 (Convention on International Civil Aviation)의 규정과 동 조약의 부속서로 채택된 표준과 방식에 따라 제정되는 법률이다. '시카고조약'이라고도 불리는 국제민간항공조약은 1944년 제정되어 민간항공과 관련된 문제를 협의하고 영공과 주권, 항공긴의 등록, 세관출입국 수속, 국제항공운송을 원할하게 하기 위한 조치들을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각 나라의 항공법은 시카고조약을 공통포함 사항으로 하기때문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공통 규정이 있게 되었다. 이후 각 나라의 법이 강제력은 없지만 UN 산하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권고에 따라 법을 제정하게 된 것이다.
국제항공 운송협회는 보안강화와 사기 방지를 이유로 항공권양도를 금지하라고 권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티켓양도에 대해 개별 항공사가 결정할 사항이라고 전제하지만, 보안 강화와 사기 방지를 위해 티켓양도금지를 지지해줄 것을 명확하게 권고하고 있다. 대부분의 항공사가 국제항공운송협회 산하에 있고, 항공권을 발매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여행사는 IATA의 규정에 따라 판매하기 때문에 결국 항공권 양도는 불가능한 것이다.
항공권은 기명날인된 유가증권이다.
그렇다면 항공권이 무엇이길래 양도를 못 하게 하는 걸까? 영화표나 입장권, 상품권등 구매후 재판매가 가능한 티켓들과 비행기표는 뭐가 다르다는 것일까? 항공권은 이름이 쓰여져 있는 유가증권이라고 할 수 있다. 초창기 항공권은 수기항공권이었는데 수표책같은 빈 용지에 이름을 쓰고 여행일정을 쓴 후 가격을 쓰면 곧 항공권이 되었다. 빈 용지에 천만원이라고 쓰면 천만원짜리가 되는 것이다. 그 이후 기계프린트로 찍는 종이항공권이 쓰였고, 현재는 전자항공권으로 바뀌었지만, 항공권의 개념은 종이항공권 시절의 개념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 항공권에 이름을 쓰고 여정을 적고 가격을 쓰면 그 이름이 쓰여진 탑승객은 항공사에 대해 쓰여진 금전적 가치를 주장할 수 있는 유가증권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증권이 통상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의 고가인지라 그 적힌 이름은 못 바꾸는 것이 원칙이 되었다.
소비자의 권리와 충돌하지만 양도금지는 유지될 것이다.
항공권 양도가 가능하고 항공권재판매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그 시장의 규모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그러나, 항공권양도가 허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앞선 아시아나와 대한항공 바꿔치기 사건은 보안문제와 사기문제의 전형적인 예로 볼 수 있다. 홍콩에서 지인과 항공권을 바꿔치기한 한국인들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각 국가의 출입국을 통과하려고 한 것이다. 국가를 상대로 신분을 속이는 행위를 허락할 국가는 없을 것이다. 나아가 대한항공권 바꿔치기는 금전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입국이 불가능한 국적자에게 항공권을 제공한 사기 사건이다. 이러한 위험성이 뻔히 보이기때문에 소비자의 권리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안전을 위해 항공권 양도는 불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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