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150명이 탄 항공기를 추락시킨 한 사람의 우울증

-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조종석 음성녹음장치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조종석 음성녹음장치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조종석 음성녹음장치

 

150명의 희생자를 낳은 독일 저먼윙스 항공기 추락사고의 원인은 부조종사의 고의적 하강임이 밝혀졌다. 그리고 이 부조종사가 6년 전 우울증으로 앓은 적이 있다는 게 밝혀지며 대중들은 우울증의 위험성에 새삼 주목하고 있다.

우울증은 병명 때문에 흔히 '우울감을 느끼는 증상'으로 여겨지지만 단순한 감정의 변화로 치부할 만한 성질의 병은 아니며, 스트레스에 취약해지는 면역 약화 증상에 가깝다. 대부분 병은 외부의 스트레스에 약해지는 증상이 있지만 우울증은 인간의 정신적인 면의 면역이 약해진다는 점이 구분될 수 있다.

우울증 환자들은 일반 사람들에겐 미미한 자극을 큰 괴로움으로 느낀다고 한다. 환자들은 대부분의 경우 스트레스에 위축되어 내성적이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지만, 병의 초점이 '우울감'아닌 '스트레스에의 취약'에 있는 만큼 완충하지 못한 스트레스를  공격적으로 외부로 표현하는 환자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갑자기 시작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뒤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줄어들어 우울증 증상으로 이어진다. 저먼윙스의 부조종사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 "정상적이고 평범하며 활달한 청년"이란 평을 받았으나, 조종사 훈련 도중 과중한 피로로 우울증에 빠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울증으로 관찰되는 증상은 다음과 같다

1. 거의 하루 종일 우울한 감정을 보임 (본인의 주관적 서술, 혹은 타인에 의한 관찰로 식별 가능한 정도)
2. 일상생활이나 활동에 대한 흥미가 현저하게 감소
3. 식이조절을 하지 않음에도 급격한 체중 감소, 혹은 증가가 나타남
4. 불면증, 혹은 과수면 증상
5. 과도한 정신적 흥분, 혹은 지체
6. 활력의 부족
7. 망상적인 자기 비난, 혹은 죄책감의 표현
8. 사고력과 집중력의 감소, 결정 곤란
9. 죽음에 대한 극단적인 생각

우울장애는 평생 유병률이 15%이며 여성의 경우 25%까지 이른다고 한다. 또한 우울증 환자의 3분의 2가 자살을 생각하며, 우울증 환자가 자살하는 확률은 10~15%나 된다. 누구나 우울증에 빠질 수 있는 것이다.

정신과 의사들은 사람들이 우울증에 대해 잘못 가지고 있는 인식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우을증은 의지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라는 인식이라고 말한다. 우울증이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병에  대한 무지로 인해 극복에 대한 환자의 책임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정신력이 약하다", "시간이 해결해 줄거다", "네가 나약하고 소심한 탓이다"등의 비난은 환자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때문에 가족이 치료를 말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저먼윙스의 부조종사가 어떤 생각을 하며 비행기를 추락시켰는지 이제 우리는 영영 알 수 없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선택을 불사했다는 점에서 그가 생전에 겪었던 고통을 짐작할 수는 있다. 우울증은 인명을 앗아갈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며 누구도 우울증에 빠질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얂다.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인명이 희생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

[정책 톺아보기] 가습기살균제 배상 전환, 국가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가습기살균제 배상 전환, 국가 책임 어디까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정부가 국가 책임을 전제로 한 배상·지원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10년 넘게 이어진 피해 구제 논의가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 참사를 사회적 재난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국가가 전면에 나서겠다는 이번 방침은, 피해자 구제 방식은 물론 향후 재난 대응의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교권 침해 학생부 기록 논쟁, 제도화 문턱까지 왔다

교권 침해 학생부 기록 논쟁, 제도화 문턱까지 왔다

교권 침해 행위를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제도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교사 보호 필요성이 현장과 여론에서 동시에 제기되는 가운데, 학생 인권 침해와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맞서고 있다. 교육 당국은 제도 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적·행정적 쟁점 검토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