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하게 잘 만들었구먼'
박정희 전 대통령이 최초로 만들어진 주민등록증을 보고 한 말이다. 주민등록증은 1962년 제작된 이후 국민의 신원을 보증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하지만 인터넷 시대로 접어들며 에서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개인 정보 유출 피해 건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내가 쓰지도 않은 돈이 신용카드에 청구되기도 하고, 방문한 적 없는 사이트에서 광고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보이스피싱범들은 내가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귀신같이 알고 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유출돼도 온라인에서 '무장해제' 당하는 취약한 보안 환경 때문이다.
? 1999년 주민등록증 갱신에 460억 원 소모... 보안성은 제자리
이미 여러 번 주민등록증과 번호를 개선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지난 2014 안전행정부는 주민등록번호 체제 개편 시안을 공개했는데, ①신규 주민번호(규칙) ②신규 주민번호(무작위) ③현 주민번호 발행번호(무작위) ④신 주민번호 발행번호(무작위) ⑤발행번호 단독(규칙) ⑥발행번호 단독(무작위) 등이었다. 하지만 현 주민번호의 결정적인 문제점인 '유출시 신원도용 가능성'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없어 결국 무산됐다.
오늘 주민등록증 교체 소식이 들리자, 새로운 주민등록증엔 개인 정보 유출을 차단하는 기술이 도입될 거라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행정자치부의 발표는 의외였다. 발급된 지 오래돼 흐릿해진 주민증이 많고, 위조가 쉬워 청소년들이 술과 담배 등을 사는데 악용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 이유였다. 디자인과 재질이 변경되고 기재사항이 추가된다고 하지만,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진 않는다고 한다. 보안성을 높일 방법을 찾고 있다고 하지만 확실히 발표된 것은 없다.
1999년 주민등록증이 갱신되었을 때 소요된 국가 예산은 460억 원이다.
?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패해액 2,800억 원
인터넷상 개인 정보 유출 피해 경로는 다음과 같다.
1. 웹사이트 서버 사용자 DB(데이터베이스) 유출
- 내부자가 사용자 DB를 악의나 실수로 외부에 유출한 경우(옥션, LG텔레콤의 사례)
2. 피싱사이트
- 금전적 이익을 준다고 유혹하거나, 웹사이트에 문제가 있다는 알림을 띄워 피싱사이트로 유도한 후 개인 정보를 입력하게 함.
3. 스파이웨어, 네트웍스니핑
- 사용자 PC에 설치된 스파이웨어에서 키보드로 입력하는 개인 정보를 훔쳐냄
이처럼 개인 정보를 빼가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다. 더욱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로 이루어진 개인 정보의 용량은 기껏해야 19바이트(byte)에 불과하다. 한 번 유출 사고가 나면 수십명 이상의 개인 정보를 빼가는 게 일도 아닌 셈이다. 지난 2014년 초 카드 3사 고객 정보 유출 사건 시 피해를 입은 사람 수는 약 1억 명이었고, 피해액은 최대 2800억 원에 달했다. 이 중 기업이 입은 손실이 1600억 원인데, 유출 발생 사실을 SMS로 알리는 데만 300억 원을 훌쩍 념겼고, 안내 우편물 발송에 260억 정도가 소요됐다. 이 외에 상담원 증설과 추가 근무 수당 지급, 홈페이지 서버 증설, 재발급 처리 등 손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고객에 대한 피해 보상을 할 경우 손실은 배로 늘어난다. 그 정도로 개인 정보 유출은 심각한 문제고, 주민등록번호를 개정한다면 이 부분부터 해결하려 노력해야 할 거다.
? 주민등록체계 개정에 우선 고려할 것은 개인정보 보호... 디자인 바꾸는건 의미 없다.
만약 주민등록증 교체에 들어갈 (최소한) 460억 원이 2800억의 손해를 방지할 수 있다면 국민은 별 반대 없이 이를 수용할 거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행정자치부는 주민등록 개정 문재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지 못하는 것 같다. 오래된 주민등록증은 소유자 본인이 직접 관공서를 방문해서 새것으로 교체할 수 있다. 고작 5,000원이 든다. 그런데 왜. 국가 재정이 삐그덕거린다고 앓는 소리를 하는 지금, 개인 정보 유출을 막을 방법도 없으면서, 큰 돈을 들여 전 국민의 주민등록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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