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작고한 가수 '유니'를 기억하는 사람은 꽤 많다. 그녀의 자살이 온라인 악플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실감케 한 충격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악플로 인한 유명인 자살이 불거지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엔, 그것이 범죄라는 인식이 지금보다도 옅었다. 연예인은 마음의 상처를 입으면서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고, 사이버 수사대의 수사력도 그리 신뢰가 가지 않았다. 악플러(악플을 올리는 사람)의 IP와 아이디를 수집해 경찰서에 제출해도 "뭘 이런 걸로 신고하세요?"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유니, 정다빈, 최진실을 비롯해 수많은 연예인이 악플에 못 이겨 자살하는 현상이 나타난 뒤에야 악플을 범죄로 여기고 대응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그중 유명한 건 배우 김가연이다. 김 씨는 지난해 한 예능 방송에서 "악플 관련해 고소한 건수로 따지면 80여 건이고, 그중 처벌된 건 40건 정도."라고 말했다. 처음엔 참았지만, 딸과 남편을 거론하는 패륜적 악성 댓글엔 참을 수가 없었다는 거다.
하지만 연예인이 악플을 신고해 사법 처리하는 것에 대해 "너무한 것 아니냐"라고 반대하는 여론도 상당히 오래 지속됐었다. 연예인들도 처벌을 요구하다 착하고 선량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까 우려해 선처로 끝내기 일쑤였다. 한편 선처를 받은 악플러 대다수가 미성년자였고, 젊잖아 보이는 50~60대 장년층, 심지어 대학 교수도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며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사회분위기가 변하면서 악플러에 강경 대응하는 연예인이 박수를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귀엽고 청순한 '국민 첫사랑' 이미지로 인기를 얻은 수지도 저주가 담긴 글을 올린 악플러에 '선처는 없다'라며 강경대응을 선언했고, 김준수, 소희, 옥택연 등 인기에 민감한 아이돌 가수들도 악성 악플러를 수사기관에 의뢰했다. 악플이 유언비어 등 이미지 실추를 유도하며, 개인적 스트레스 수준을 넘어 기업 재산권을 위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4년 SM엔터테인먼트가 경험한 수차례의 주식 폭락 원인은 악플에 있었다. 소녀시대 제시카와 엑소 크리스의 탈퇴 과정에서 익명의 네티즌이 흩뿌린 수많은 유언비어는 소속 가수와 기획사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켰으며, 원만하지 못한 탈퇴 결정은 주식 폭락을 불러 각각 691억과 600억의 손해를 입게 했다. 이외에 에프엑스 멤버 설리가 지속적인 악플로 활동 정지하는 등 악플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이 수차례 발생했다. 더 이상 악플을 '인터넷 문화'나 '재미'로 치부할 수 없게 된 거다.
한편 악플 대처가 색다른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해경 명예 훼손 발언으로 논란을 산 홍가혜는 자신을 비난하는 악플을 단 네티즌 800여 명을 무더기 고소했는데, 피고소인 대부분이 200만 원에서 500만 원 정도의 합의금에 고소를 취하했다고 한다. 20대 딸을 대신에 홍 씨와 합의를 한 어머니는 "변호가사 따님 욕설이 심해 250만 원은 주셔야겠다, 주기 싫으면 합의하지 마라."라고 해 딸의 장래를 생각해 합의했다고 말했다. 악플 대응이 금전 취득 수단이 된 거다.
이에 법원은 합의금을 노리고 네티즌 다수를 고소한 뒤 협박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모욕죄 고소 나발 방지 등 인테넷 악성 댓글 고소사건 처리방안'을 마련했다.
20일, 소녀시대 멤버 태연도 인스타그램에서 악성 댓글에 강경 대응할 것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그녀는 "항상 같은 아픔을 느끼게 해서 미안하고 누구보다 먼저 나서서 힘써주시는 여러분에게 고맙고 그렇다.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특히나 이번 일로 내가 더 강해져야 할 것 같다. 우리 항상 그랬듯이 소원(소녀시대 팬)과 나 신나게 파티 즐기자"라고 말했다. 이제 연예인은 악플로부터 개인뿐 아니라 팬의 신뢰까지 지켜야만 한다. 악플이 더 이상 감정의 문제가 아닌, 돈을 둘러싼 전쟁이 되었기 때문이다.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6/982653.jpg?w=200&h=130)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6/982652.jpg?w=200&h=130)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6/982630.jpg?w=200&h=130)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6/982617.jpg?w=200&h=130)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6/982616.jpg?w=200&h=130)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6/982606.jpg?w=200&h=130)
![[정책 톺아보기] 가습기살균제 배상 전환, 국가 책임 어디까지](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5/982586.jpg?w=200&h=130)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2/image.jpg?w=288&h=168&l=50&t=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