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기 하나만 가지고도 계층을 말할 수 있는 사회
'금수저', 재벌가나 유력 정치인 자식으로 태어나 날 때부터 부를 물려받은 사람을 칭하는 단어로, 조롱과 자괴의 뉘앙스가 강하다. 부모의 부를 등에 업고 호위 호식하는 일부 부유층 자제에 대한 열등감과, 노력해도 계층 상승을 이루기 힘든 사회구조에 무력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금수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은수저', '스뎅 수저', '놋수저' 등 파생어까지 만들었다. 은수저가 중산층, 스뎅 수저가 서민층, 놋수저가 저소득층에 대입되는 용어라는 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수저 하나만 가지고도 계층을 가릴 수 있을 정도로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를 '계층상승 사다리'현상이라 이름붙이고 세대간 인식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각 연령별 경험한 시대상과 현 상황에 따라 계층 상승 가능성에 대한 인식에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회 전반적으로 계층 이동 경직 인식.. 30대가 가장 부정적으로 응답
우선 '개개인이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계층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하십니까?"란 질문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전체 응답자 비중은 2013년 75.2%에서 2015년 81.0%로 크게 상승했다.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9.0%에 불과했다. 사회 전반에서 계층 이동이 경직되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거다.
20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부모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아 생계부담이 적고, 좋은 직장을 얻어 계층이 상승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있었다. 하지만 2013년에서 2015년 사이 부정적 응답이 70.5%에서 80.9%로 10.4%나 상승하는 등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청년 실업률이 2013년 8.0%에서 2015년 10.0%로 크게 상승했을 뿐 아니라,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이 29.7%에서 30.9%로 증가한 탓에, 계층상승 인식이 크게 악화된 탓으로 판단된다.
30대는 부정적 응답 비율이 2013년 80.2%에서 2015년 86.5%로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계층상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가장 큰 연령층임이 확인되었다. 이들은 부모의 보호에서 벗어나 독립 가구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주거비와 보육비 부담에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전세가격 급등으로 인해 내 집 마련 부담이 커지며 계층상승 인식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 연령층은 중산층 수준의 삶을 누리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주거비(68.1%)를 꼽았다. 이들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부동산 가격 급락을 직접적을 겪은 세대라 하우스푸어로 추락한 비율도 높으며, 소득 및 자산 형성에 어려움을 겪어 계층상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다.
40대는 계층상승 인식이 2013년 76.6%에서 2015년 81.8%로 증가해 전체 평균보다 조금 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가구소득은 높은 편이나 주거비 부담과 교육비 부담으로 계층상승을 실현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의 월 가처분 소득은 약 469만 원으로 응답자 평균인 428만 원보다 많지만, 높은 교육 보육비 비중으로 인해 중산층 수준의 삶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는 베이비붐 세대로 계층상승 인식이 평균보다 조금 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1980년대 사회에 진출해 고도성장을 경험한 세대로, 개개인이 노력만 한다면 계층상승을 이룰 수 있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
이들은 월 가처분 소득이 516만 원으로 응답자 평균보다 많으며, 순자산도 5.5억 원으로 응답자 평균인 3.3억 원을 크게 상회했다. 다만 퇴직으로 인한 소득감소와 노후준비에 불안을 크게 느끼고 있다. 중산층 수준 삶을 누리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주거비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53.1%)
60대는 계층상승에 인식이 가장 높게 나타난 세대로 부저응답이 69.9%로 가장 적었다. 이들은 해방 전후에 태어나 1960~1990년대 고도 성장기를 경험했으며, 월 가처분 소득은 286만 원으로 응답자 평균을 크게 밑돌지만 주거비와 교육비 부담이 적어 계층상승 인식이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일자리 특성별로는 자영업자보다 임금근로자 계층상승 인식이 더 빠르게 악화되었으며, 전문직과 고위 공무원 등 임금이 높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진 계층도 계층 상승 인식이 악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득 수준별 분류에선 월소득 300만 원 미만 저소득층에서 계층상승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률이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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