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우리는 이제 채식주의자가 되어야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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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먹은 삼겹살이 발암물질이었다고?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26일(현지시간) 소시지·햄·핫도그 등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처럼 발암 위험성이 큰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붉은 고기의 섭취도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1군 발암물질'이란 암을 일으키는 것이 확인된 물질을 의미한다. (2군은 추정, 혹은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며, 3군 이하는 암과 연관 짓기 어려운 물질이다.)

IARC가 분류한 1군 발암물질에 포함되는 것 중 유명한 것으로 석면, 벤조피렌 (자동차 매연이나 담배, 탄 고기에서 나오는 물질), 핵분열 생성물, 포름알데히드 (포르말린의 원료), 이온화 방사선, 플로토늄, 카드뮴(이타이티아티병의 원인인 중금속 물질, 배터리 재료로 쓰이기도 한다.) 등을 꼽을 수 있다.

발암물질이 무서운 점은 '역치'가 없다는 것이다. 역치란 생물이 외부 자극에 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을 뜻하는데, 가령 나트륨과 같은 중금속 물질은 일정 양이 신체에 쌓이기 전까진 독성이 발현되지 않는다. 하지만 역치가 없는 발암물질은 아무리 적게 섭취해도 세포의 DNA에 영구적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암의 원인이 된다.
 
이 보고서는 전문가들은 기존 연구들에서 가공육의 섭취가 직장암을 유발한다는 충분한 증거가 제시됨에 따라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면서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8%로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WHO, 가공육이 직장암을 유발하는게 확실하다!

가공육은 소금에 절이거나 발효·훈제하는 등 조리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으며 대표적으로 핫도그, 소시지, 쇠고기 통조림, 말린 고기 등이 있다. 이들 가공육을 섭취하면 직장암을 유발한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지만, 위암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이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한 '육류의 위협'은 가공육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IARC는 1천 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참여한 국제 컨소시엄인 '글로벌 버드 오브 디지즈 프로젝트'(GBD: the Global Burden of Disease Project)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전 세계적으로 고기 섭취를 통해 매년 3만 4천 명이 사망한다고 주장하며, 일부 제한적 증거에 근거해 발암 위험물질 2A군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붉은 고기의 섭취가 대장암, 직장암은 물론 췌장과 전립선암도 유발할 수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규정하는 '붉은 고기'엔 소·돼지·양·말·염소등 우제목 대부분이 포함되며, IARC의 주장에 의하면 바비큐나 프라이팬 요리 등 높은 온도에 직접 접촉하면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AHs)나 헤테로사이클릭 아민 등 암을 유발하는 성분이 생성된다고 한다. 다만 붉은 고기 겁취와 대장암 발생 사이에 상당한 상관관계가 나타나는 것과 달리, 요리방법과 암 유발 간의 상관관계는 연구 결과가 제한돼 아직 입증할 만한 자료가 없다고 답했다.

IARC는 이어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것은 가공육이 암을 유발한다는 충분하고 확실한 증거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다만 같은 1군 물질인 담배나 석면과 같은 정도로 위험하다는 것이 아니라 암 유발에 대한 과학적 증거의 강도가 그 정도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WHO가 식품업체에 핵폭탄을 떨어뜨린 걸까?

WHO의 발표는 현재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1면을 장식할 정도로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어, 육류 수출국과 가공 기업, 농가는 물론, 식자재 유통 기업, 일반 요식업체에까지 피해를 입힐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표적인 육류 유통 업체인 '하림'을 비롯해 'CJ 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신세계 푸드', '롯데 푸드' 등 관련 기업 주가는 장 개장 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WHO 발표가 전면적인 '육류 보이콧'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수년간 지속된 과도한 '웰빙 식품'열풍에 소비자 상당수가 염증을 느끼고 있으며,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건강한 음식보단 '맛있는 음식'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WHO의 발표 여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현시점에선 예측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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