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시리아 난민 후원하는 어플, 투명성 보장할 수 있나?

-

'기부'가 꺼려지는 이유 중 하나는 기부금이 헛된 곳으로 빼돌려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세금과 마찬가지로, 눈 먼 기부금이 정말 불쌍한 사람들이 아닌 누군가의 주머니에 들어갈 수도 있는 것이다. 심지어 지난해엔 국제적십자가 브라질에 후원한 기부금 중 48억 원이 증발해버린 일이 있었다. 좋은 마음에 기부를 한 사람들에겐 허탈하기만 한 일이다. 그만큼 기부 행위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운영기관의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런데 스마트폰 앱으로 시리아 난민을 도울 수 있는 앱이 출시되었다. 하루에 500원이면 시리아 난민 아이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IS(이슬람 국가)가 기승을 부려 포화가 그치질 않는 시리아에 내가 낸 돈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까?' 걱정부터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어떤 단체가 이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는 걸까?

'셰어 더 밀(Share the meal)'이란 이 프로젝트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수가 '0'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물론 이는 앞으로 달성하기 위해 세운 '비전'이고, 현재는 요르단 북부 자타리(Zattari) 난민캠프에 거주하는 2만 명가량의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에게 1년 동안 학교 급식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WFP에 의하면, 앱을 통해 지불한 500원은 아이들의 두 끼 식사가 된다. 아침엔 달달한 죽, 점심엔 옥수수와 콩이 제공되며, 긴급상황에 처해진 아이들에겐 강화 비스킷 등 영양 강화 식품이 제공된다. 운영비용 전액이 기부금으로 충당되는 것은 아니며, 사기업의 지원도 받고 있다. WFP는 조직 운영 비용을 극단적으로 줄여 전체 기부금의 90%를 식사 제공에 사용하고 있다.

WFP는 지난 2012년 국제원조투명성기구(International Aid Transparency Initiative, IATI)에 가입했다. IATI는 국제사회가 결의한 원조투명성(Aid Transparency)에 대한 약속사항들을 공여국들이 보다 잘 지킬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하여 고안된 체계다.

IATI는 회원단체가 투명성을 유지하도록 기부금이 집행된 내역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며, 매년 국가별 원조기구에 대한 투명성 지수를 평가해 그 결과를 발표한다. 엄격하게 관리를 받는 프로젝트인 만큼 '세이브 더 밀'에 기부한 돈이 엉뚱한 사람의 주머니에 들어갈지 모른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

[정책 톺아보기] 가습기살균제 배상 전환, 국가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가습기살균제 배상 전환, 국가 책임 어디까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정부가 국가 책임을 전제로 한 배상·지원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10년 넘게 이어진 피해 구제 논의가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 참사를 사회적 재난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국가가 전면에 나서겠다는 이번 방침은, 피해자 구제 방식은 물론 향후 재난 대응의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교권 침해 학생부 기록 논쟁, 제도화 문턱까지 왔다

교권 침해 학생부 기록 논쟁, 제도화 문턱까지 왔다

교권 침해 행위를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제도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교사 보호 필요성이 현장과 여론에서 동시에 제기되는 가운데, 학생 인권 침해와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맞서고 있다. 교육 당국은 제도 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적·행정적 쟁점 검토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