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치안, 정말로 좋은가?
'경찰'과 '경제' 언듯 어울리지 않는 이 조합은 사실 경제 활성화의 큰 툭 중 하나다. '치안'이 경제 발전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치안은 사회적 비용과 국익손실을 방지해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는 사회간접자본이다. 치안 불안 곧 사회 불안이 되어 국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생산력을 저하시켜 경제적, 사회적 병폐를 양산한다. 선진국일수록 치안 인프라에 투자를 많이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변인수 경북지방경찰청 정보계장에 의하면, 이집트는 2010년만 해도 연간 관광객이 1,473만 명이나 되어 120억 달러의 관광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2011년 무라바크 정부가 붕괴되고 치안공백이 이어지며 관광객은 33%, 관광수익은 30%, 외국인 투자는 67%가 급감했다.
미국 디트로이트시는 지난 2006년 재정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한 계책으로 경찰 인력을 기존의 70% 수준으로 줄였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범죄 발생률 1위의 오명을 쓰게 되었으며,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범죄도시란 낙인은 디트로이트가 경제를 회복하는데 걸림돌이 되었다. 최근엔 프랑스 파리 폭탄테러가 발생해 유럽이 경제를 회복하는 데 차질을 빚게 될 거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 치안이 좋기로 유명한 나라다. 삶의 질과 생활비, 부동산 등의 순위를 메기는 사이트인 NUMBEO는 2015년 세계 치안 순위 중간 결산(Crime Index for Country 2015 Mid Year)에서 한국을 '치안 1위' 국가로 뽑았다. 한국이 지난 60년 동안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라는 점을 생각하면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이 '안전'을 이유로 한국을 선택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으며, 이는 한국이 매년 140억 달러를 넘는 관광 수익을 얻는 동력이 되었다.
'코리안 디스카운트' 북한만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서울 시내 곳곳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시위는 한국이 치안이 좋다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15만 시위대와 경찰 2만 2,000명이 대치한 이 시위는 숱한 인적 ∙ 물적 손해를 남겼다. 70대가 가까운 농민 한 명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생명이 위독한 상태에 빠지기까지 했다. 재벌개혁이나 노동개혁에 대한 국민적 함의로 이루어졌다면 이같은 손실에도 불구하고 명분이 생겼겠지만, 군중은 경악했을 뿐 공감하지 않았다.
흔히 '코리안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북한과의 대치상황에서만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폭력적인 노동 시위 역시 해외 자본이 한국을 외면하고, 국내 기업가치가 저평가되는 원인이다. 흔히 '춘투'라 불리는 정기적인 소요사태는 기업의 생산성을 저하하고 기업 운영 리스크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이번 궐기 시위 같은 대규모 행사의 경우 사회 혼란으로 인식돼 더 큰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 위 이집트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힘들게 얻은 '치안 선진국' 효과도 한 순간에 날아갈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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