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시험, 2012년까지 존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에 따라 2017년까지 폐지하기로 했던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4년간 더 유지하자는 정부의 공식 입장이 나왔다.
이에 따라 최근 사법시험 존치를 골자로 국회에 제출된 법안들이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국민적 합의를 거쳐 폐지 시한까지 못 박았던 사법시험을 부활시키는 것이냐는 쟁점을 놓고 법조계의 논란은 가열될 전망이다. 법무부는 3일 "사법시험 폐지하는 방안을 2021년까지 유예한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일반 국민 1천 명을 상대로 한 전화설문 조사 결과도 제시했다. 사법시험을 2017년에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3.5%, 사법시험 합격자를 소수로 해도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85.4%에 달했다. 사법시험 폐지는 시기상조이므로 좀 더 실시한 뒤 존치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85.4%였다.
김 차관은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고 내년 2월에 치러질 사법시험 1차 시험이 현행법에 따른 마지막 1차 시험이라는 점을 감안해 정부의 공식 입장을 내놓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법조계에선 사법시험 폐지와 존치를 두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사법시험 제도가 과거 법조인들이 권력의 편에 서는 원인이 되었다는 정치적 이유에서부터, 사법시험이 신분 상승 수단이란 인식이 시대착오적이란 주장, 현 사시 합격자 대부분이 부유층 자제들이라 사실상 계층 이동 효과가 크지 않다는 주장, 사시 출신과 로스쿨 출신 법조인 간 갈등이 발생할 거란 주장, 시험만을 목적으로 법학을 공부한, 사회의식 없는 책상물림이 법조인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까지. 양측의 의견은 매우 다각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로스쿨 비용, 사법시헙 비용의 2배... 단순 비교는 무리
그러나 법조계 내부 설전 대다수는 일반 국민들에게 그다지 의미가 없는, '남일'로 여겨진다. 그나마 법조인을 꿈으로 하는 청년들이나, 그들을 자녀로 둔 부모들에게나 중요한 '사건'으로 여겨질 것이다. 그들 역시 '어떤 방법이 변호사 자격을 얻기 더 용이할 것인지'를 주된 논점으로 둔다. 법조계에 들어가는 것이 사실상 '신분 상승'으로 여겨지는 현실에서, 사법시험과 로스쿨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고위층이 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사법시험과 로스쿨 중 어느 쪽이 비용이 적게 드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사시의 경우 응시 횟수에 따라 고시원 주거비용과 학원비, 생활비가 점점 커지며, 로스쿨은 투입 비용이 고정적이고, 변호사 시험이 사시보다 합격 확률이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등록금 자체가 상당히 비싼 편이다.
지난해 전북대 천도정 교수와 중앙대 황인태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법조인 선발제도별 법조계 진입유인 실증분석'보고서에 따르면, 로스쿨은 진학을 준비한 시점부터 변호사가 되기까지 4.77년간 연평균 2217만여원, 총 1억579만여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시는 시험 준비를 시작한 때부터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기까지 6.79년간 연평균 932만여원, 총 6333만여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각 선발제도를 통한 변호사 자격 취득자의 평균 연령과 수험기간을 바탕으로, 학비, 생활비, 학원 수강료 등을 합산한 금액이다. 로스쿨 비용이 사법시험보다 두 배 가량 큰 것이다.
다만, 이미 법조인으로 선발된 인원만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 연구 결과로 두 선발제도의 효과성 차이를 단언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두 제도에 지원하는 총 응시자의 숫자와, 합격률, 평균 비용을 산출해야, 어느 제도를 따르는 것이 법조인이 되는 비용이 더 적게 드는지에 대한 총체적인 비교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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