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겨울한파에 얼어붙은 주택시장

음영태 기자

과열 양상을 보이던 뜨거운 경쟁률을 보이던 청약시장도 2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 하며 주택시장이 싸늘하게 얼어붙어 추위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2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고 과열 양상을 보이던 청약시장은 경쟁률이 떨어지며 11.3 대책이 시장에 영향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겨울한파에 얼어붙은 주택시장

11·3부동산 대책의 강도가 시장의 관측보다 세게 나오면서 놀란 주택시장이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국내 정국혼란, 시중금리 인상, 금융위원회의 대출 규제 강화 등 한 달 만에 줄줄이 터진 악재로 빠르게 급랭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업계엔 내년 이후 급증할 입주물량까지 주택시장의 '5대(大) 악재'로 인해 시장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반면 내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 의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

4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그 전 주에 비해 0.02%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지난 2014년 12월12일(-0.01%) 이후 약 2년 만에 처음이다.
11·3대책 이후 한 달간 서울 아파트값도 0.05% 오른 데 그쳤다. 지난 9월 한 달 동안 1.21% 올랐던 것에 비하면 사실상 오름세가 꺾인 것이다.
11·3부동산 대책, 국정혼란, 금리 인상, 대출규제 강화, 입주물량 증가 등 이른바 주택시장의 '5대 악재'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결과다.

겨울한파에 얼어붙은 주택시장

약세는 정부의 11·3대책의 집중 타깃이 된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송파구의 아파트값은 -0.48%로 서울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고 강동구 -0.35%, 서초구 -0.25%, 강남구 -0.18%가 각각 하락하는 등 강남 4구의 아파트값이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11·3대책 이후 실거래가가 최고 2억원 넘게 하락했다. 이 아파트 112㎡의 경우 대책 발표 전인 지난 10월에는 최고 15억5천만원까지 팔렸으나 최근 이보다 2억4천300만원 떨어진 13억7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도 최고 1억원가량 떨어졌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42㎡는 부동산 대책 발표 전 10억6천만원이었는데 현재 9억6천만원으로 1억원이 빠졌다. 전용 36㎡는 9억원에서 8억6천만원으로 4천만원 하락했다.

개포동 부동산 관계자는 "가격이 내리면 사겠다고 했던 대기자들도 일단 좀 더 지켜보겠다며 발을 빼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수문의도, 거래도 거의 없다보니 무리하게 가격을 낮춰서 팔아달라는 집주인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청약조정대상 지역의 1순위 요건이 까다로워지고 재당첨 제한이 부활하면서 청약통장을 아끼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동일 지역 내에서도 상품에 따라 청약 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마포나 잠실도 과거 경쟁률에 비해선 낮은 수준이지만 다른 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린 것"이라며 "통장 1순위와 재당첨 제한으로 인해 같은 지역 내에서도 청약성적이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내년부터 공급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하면 집값과 전셋값이 하락하고, 역전세난이 나타날 수 있다"며 "정부는 대출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대출규제를 강화한다지만 주택시장이 무너지면 기존 대출이 부실화되고, 이로 인해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과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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