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삼성합병 찬성 압력' 문형표, 특검 1호 영장…"지시 인정"

특검 들어서는 문형표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작년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 결정하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로 긴급체포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직권남용·국회 위증 혐의…'靑지시 여부'로 朴대통령 겨냥 수사 확대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 비위 의혹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 이사장)의 구속영장을 29일 오후 청구했다.

특검팀이 21일 공식 수사 기간 시작 이후 피의자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처음이다. 문 전 장관은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조사를 받던 중 전날 오전 긴급체포됐다.

특검팀에 따르면 문 전 장관은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아울러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있다.

특검은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숙원 사업이던 두 회사의 합병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국민연금이 손해를 무릅쓰고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찬성한 배경을 집중적으로 수사해 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를 통해 삼성의 '합병 민원'을 전달받고, 청와대 인사를 통해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지시하는 대가로 최씨 측을 지원하도록 한 게 아니냐는 게 핵심이다.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문 전 장관은 국민연금 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으나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 등에서 의혹을 전면 부인해왔다.

그러나 국민연금을 관리·감독하는 복지부 국장급 간부들, 찬성 결정에 주도적 역할을 한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 등의 진술이 나온 데 이어 문 전 장관도 체포 후 특검 조사에서 "찬성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있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장관은 합병 반대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국민연금 의결권전문위원회에 삼성 합병 안건을 올리지 말고 기금운용본부 차원에서 독자 결정하라는 취지로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본인이 지시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국회 청문회 증언이 위증으로 드러나 이 부분도 구속영장에 포함됐다. 국회 국조특위는 청문회 위증과 관련해 이날 문 전 장관과 홍 전 본부장을 고발했다.

특검은 문 전 장관 구속을 통해 합병에 찬성하도록 최초로 지시한 주체가 누구인지, 이유가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특히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이나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 청와대 인사들의 협조 지시나 요구 여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전 장관이 '청와대 뜻'을 거론하며 합병 찬성을 종용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특검은 26일 문 전 장관의 자택과 함께 김진수 비서관의 자택 등도 압수수색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수사가 계속 중임을 강조하며 "문 전 장관이 합병에 찬성한 배경에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는 현 상태서 얘기할 수 없다. 왜 합병에 찬성하도록 지시했는지도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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