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석양의 건맨' 현상금 사냥꾼들의 비정하고 허망한 대결 초점

김미리 기자
석양의 건맨

23일 오후 EBS 일요시네마에서 '석양의 건맨' (For a Few Dollars More)이 방영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석양의 건맨은 서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현상금 사냥꾼들의 추격전을 그렸다.

이들의 쫓고 쫓기는 관계는 오로지 현상금이 걸렸는지 여부로만 판가름 날 뿐, 선한 자와 악한자의 구분은 모호하다.

과거를 전혀 알 수 없는 총잡이 몽코는 현상금을 위해서라면 악당보다 더 잔혹하게 살인을 저지르는 현상금 사냥꾼이다. 그리고 몽코와 잠시 동업을 하는 몰티머는 뭔가 사연을 품고 악당을 추적하지만 그 또한 현상금이 걸린 범인들에게 무자비하긴 마찬가지다.

몽코와 몰티머는 감옥에서 탈출한 인디오와 그의 부하들을 상대하기 위해 손을 잡기로 하고 인디오 조직의 안팎으로 침투하지만 인디오 또한 만만한 사내가 아니다.

쫓고 쫓기던 관계가 잠시 역전되나 싶더니 몰티머와 인디오의 사적인 원한 관계가 드러난다. 칼을 사용해서 오랫동안 대결을 펼치는 무림고수들의 대결과는 달리, 총을 사용해서 단 몇 초 만에 승부가 갈리는 서부의 대결인 관계로 둘의 대결은 허망하게 끝을 맺는다. 영화는 그런 비정하고 허망한 대결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황야의 무법자 (A Fistful Of Dollars, 1964)>, <석양의 건맨 (For A Few Dollars More, 1965)>, <석양의 무법자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966)>는 세르지오 레오네의 무법자 3부작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 작품 모두 클린튼 이스트우드가 주연을 맡고 있으며, 엔니오 모리꼬네가 음악을 담당했다.

세르지오 레오네가 만든 ‘마카로니 웨스턴'(일본식 표기로 올바른 용어는 아니다)의 특징은 이탈리아인이 만든 미국 서부극이다.

'마카로니 웨스턴'은 아무런 대의명분도 없이 무자비하게 쏴 죽여 존 웨인이나 게리 쿠퍼가 등장하는 격조 있는 정통 서부극에 비해 저급하다는 인식을 면치 못해 국내에서조차 삼류 서부극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유럽 평론가들은 존 포드나 하워드 혹스의 정통 서부극들이 정의와 양심, 도덕과 같은 덕목을 부르짖으며 미국의 건국이념을 드높이는 선전도구로 활용될 정도로 비현실적인데 반해 마카로니 웨스턴은 온갖 술수와 폭력이 난무하던 19세기 서부상을 더욱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평했다.

그래서 정통 서부극의 서자취급을 받던 마카로니 웨스턴은 이런 평가에 힘입어 시대가 거듭될수록 재평가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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