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산후우울증 겪은 산모··· “가족의 배려가 중요”

이석현 기자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고미경씨(32세, 서울 서초). 어렵게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한 후, 아이의 잠든 모습을 보면서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가사일과 육아를 동시에 감당하기에는 몸이 역부족이었다.

어려워진 회사일 때문에 야근까지 하는 남편과 육아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몸도 힘든데다가 남편마저 옆에 없으니 까닭 모를 걱정과 불안감 때문에 육아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고 매사에 짜증이 나기 시작했어요.”

산후 우울증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진행된다. 출산 직전 최고치에 올랐던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출산 직후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신경계에 교란을 일으켜 우울증에 걸리기 쉽게 한다. 또한 분만 후 피로와 수면 부족, 육아에 대한 부담 등 생활과 신체의 전반적인 변화가 우울증을 유발시키는 요인으로 크게 작용한다.

수원석문한의원 윤종천 원장은 “여성이 우울증에 더 취약한 이유는 우울증이 여성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며 “여성이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기간은 크게 사춘기, 출산 후, 그리고 갱년기인데 이 모든 시기가 급격한 호르몬 변화가 있는 때”라고 전했다.

이어 윤원장은 “산후우울증이 있는 여성들은 무력감이나 기력저하와 함께 걱정과 불안증에 시달리며, 수면이나 식욕에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존재에 대한 무가치감 혹은 부모역할을 할 수 없다는 생각, 자살하려는 생각을 보일 수도 있다”며 “아기에 대한 무관심과 더불어 심할 경우, 아기를 해치려는 통제할 수 없는 생각에 괴롭힘을 당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경우 산후우울증 이전에 산후우울감이 먼저 나타난다. 아기를 낳고 바로 시작되기도 하고 며칠에서 몇 주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감정기복이 심해 행복해하다가도 짜증을 내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이런 우울감 내지는 우울증은 호르몬의 변화가 큰 요인으로 작용을 하기는 하지만, 생활적인 스트레스와 주변에서의 지원이 부족한 것이 더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산후우울증을 잘 다루어주지 못하면 나중에 재발의 위험이 높아지고 평생 지속되기도 하니 잘 보살펴야 한다.

또한 산후우울증을 겪은 산모의 아이는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발달과정에서 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엄마가 우울증으로 양육을 게을리 하거나 엄마와의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출산은 많은 에너지와 인내심을 요하는 일이다. 이미 엄청난 기력을 소진했지만, 산모에겐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지속적으로 아기를 양육해야 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고된 과정을 슬기롭게 극복하려면 엄마가 빨리 건강해져야 하며, 온 가족이 엄마와 아기에게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쇠약해진 엄마의 몸을 보해서 우선적으로 건강하게 만들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무엇보다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산후우울증을 충분히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다.

인간은 동물 중에 가장 긴 양육기간을 갖고 있다. 엄마가 건강하지 못하면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가정의 행복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산후우울증은 만성우울증과는 달리 건강한 식단과 적절한 운동, 충분한 휴식, 긍정적인 사고와 더불어 가족의 배려가 함께 한다면 예방과 회복이 빠르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치료만으로 회복이 더디거나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우선 한약과 침을 통해서 흐트러진 기혈을 바로잡고 몸을 보하면서 산후회복을 도와주며 환자의 체질에 따라서 우울증을 치료한다. 만성적으로 심해진 경우 명상치유나 감정순환요법을 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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