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과도한 음주 때문인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이어지고, 한순간의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게 되는 등 알코올과 관련된 사건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최근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고조되는 개개인의 스트레스 탓에 알코올 섭취량이 늘어나면서 알코올 관련 문제 또한 증가하는 양상이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83%가 주 1회 이상 음주를 하며, 전체의 23.0%가 알코올 의존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2000년 기준으로 음주로 말미암은 경제사회적 비용은 14조 5000억 원으로 국내 총생산(GDP)의 2.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찌감치 청소년 시기에 또래 관계에서 알코올에 처음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과도한 음주 행동에 대해 관대한 편인 우리 사회의 분위기에서 알코올 섭취가 대인관계의 중요한 방편이나 스트레스의 해소 방식으로 이용되어 자신도 모르게 습관이 된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알코올 자체가 건강 유지 뿐 아니라 자신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감지하나 어디서부터 문제가 되는 음주인지, 과연 치료적 도움이 필요한 상태인지, 그렇다면 어떤 행동을 취해야하는지 스스로 판단하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된다.
또한 알코올 의존 환자를 단지 '술 좋아하는 사람'으로 생각하여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단주 결심을 어겼을 때 '의지가 약해서' 등 성격적인 결함으로 치부하여 환자가 심리적으로 더욱 곤경에 처하곤 한다.
이러한 '알코올 의존' 또는 '알코올리즘'이란 일반사회에서 허용되는 영양적 또는 사회적 용도 이상의 알코올을 과량으로 계속해서 마심으로써 신체적, 심리적 및 사회적 기능을 해치는 만성적인 질환을 말한다. 알코올 의존을 진단하는데 절대적인 알코올 섭취량은 중요하지 않다. 즉 알코올 섭취가 알코올 의존으로 발전하는 데에는 다양한 개인적 소인이 영향을 미치므로 음주기간, 음주량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 '애주가'들은 과음을 하였을 때 속이 부대끼거나 숙취에 시달리면서 위나 간이 나빠질까봐 많은 걱정을 하며 좋은 음식을 찾아 먹기도 하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지만 상대적으로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최근까지의 많은 연구들은 알코올 의존을 '뇌 질환'으로 간주한다.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면 알코올이 대뇌의 보상 경로를 자극하게 되어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극을 하면 할수록 이러한 자극을 더 원하게 되면서 알코올 의존이 발생한다는 것이 신경생물학적인 설명 가운데 하나이다.
또한 지나친 알코올 섭취는 신경계에 여러 해로운 영향을 미쳐 대뇌조직의 위축, 대뇌세포간 정보전달의 장애, 대뇌세포의 활성화 감소, 그리고 이들 세포와 연관된 인지기능 및 운동기능의 손상을 가져온다고 알려져 있다. 즉, 알코올이 뇌세포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불면증, 불안장애, 우울증, 정신병 뿐만 아니라 기억력 장애, 치매까지도 초래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알코올은 물과 지질에 모두 용해성이 있기 때문에 인체의 모든 조직에 흡수되어 영향을 끼친다. 알코올은 소화기관에서 흡수되므로 알코올이 직접 접촉되는 구강, 식도, 위, 장에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간독성으로 여러 가지 간질환을 유발한다. 급·만성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면역체계를 약화시키고 조혈기능을 억제함으로써 감염의 위험이 증가하고 빈혈 및 출혈경향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호르몬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골격질환 및 생식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소량의 규칙적인 알코올 섭취는 관상동맥질환과 뇌경색의 위험성을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으나 과도한 음주는 고혈압과 뇌출혈의 위험을 현저히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병적인 알코올 섭취는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뿐 아니라, 가정불화, 아동학대, 자살, 교통사고 등 알코올과 관련한 다양한 사고들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알코올 의존은 천식, 당뇨, 심장병과 유사한 수준인 40~60%의 치료율을 보이는 치료가능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완전한 회복을 위해선 알코올 의존환자의 조기발견, 치료, 재활, 사회복귀 등 포괄적 서비스가 필요하다.
도움말: 안산중앙병원 박유진 정신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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