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공정위, 수입차 '빅4' 상대 전격 현장 조사, 왜?

수입차 업계 '불공정 관행' 현미경 조사… 지난해 사상 최대 판매에도 적자 논란

박현규 기자
아우디

[재경일보 박현규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19일 딜러에 대한 거래상 지위 남용을 비롯한 불공정거래 혐의를 받고 있는 BMW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한국토요타 등 수입차 업체들에 대한 강도 높은 전격 현장 조사를 벌였다.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오전부터 공정위에서 2~3명이 사무실을 방문해 오후까지 지난해 수입차 판매 상황과 실적 등 전반적인 현황을 요구했다”며 “수입차 가격과 딜러 간 유통 구조에 대해 파악하는 차원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수입사가 딜러에 대한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수입차 가격을 왜곡했는지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불공정행위가 외국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 수입차와 부품, 서비스 가격에 영향을 줬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수입차 업체들의 손익 구조에 조사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차 판매 1위인 BMW코리아는 작년 환차손 등을 이유로 적자로 돌아섰다고 밝혔고, 한국도요타 등도 전년도에 이어 적자를 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음달까지 결산 실적을 집계하는 수입차 업체들의 회계 조작 등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라며 “환율과 관련해 해외 본사와 미리 정해놓은 환율로 외환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불투명한 점이 없는지 엄정하게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초 이들 수입차 업체에 대한 서면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번 공정위 조사를 계기로 업계의 '불공정 관행' 논란이 다시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입차 '빅4'를 대상으로 한 공정위의 이번 조사는 국내외 차량·부품가격과 서비스 비용 차이, 수입차 업체 계열 금융사에 대한 특혜 여부, 공식 수입사와 딜러간 수직적 유통구조 등 업계에서 '검은 관행'으로 지적받는 내용이 광범위하게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업체의 경우 내부자 비리 의혹도 문제가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입차 시장은 최근 수년간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에는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0%를 돌파했으나 턱없이 높은 차·부품 가격으로 소비자 불만이 높은 데다 계열 금융사를 통한 수입차 할부 판매 확대로 사회적 문제까지 낳고 있다.

또 공식 수입사가 외국 본사에서 차를 독점적으로 수입해 국내 딜러에 판매하는 수직적인 유통 구조와 수익성 악화에 대한 일부 딜러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그동안 외국 본사에서 자동차를 독점적으로 수입하는 임포터가 딜러를 상대로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가격을 왜곡하거나 딜러 영업권 조정 과정에 일부 특혜를 줬을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또한 독일 차 브랜드가 수입차 시장을 장악했지만,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가 낮아졌음에도 독일차 가격 인하 폭은 미미한 수준이었으며 수입차 부품도 국산이나 외국보다 턱없이 비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1년 보험개발원 조사 결과, 저속충돌시험에서 수입차 평균 수리비는 1456만원으로 국산차(275만원)보다 훨씬 많았다. 수입차 수리비는 국산차보다 부품 값이 6.3배, 공임 5.3배, 도장료 3.4배에 달했다.

수입사 관계자들이 "업계 경쟁이 워낙 치열해 담합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으나 높은 가격이 유지되는 배경에는 업체간 담합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은 종종 터져나왔다.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은 지난해 10월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외제차와 부품이 너무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어 전체 자동차보험료를 끌어올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공정위는 철저한 현장조사로 외제차 시장의 담합 구조가 없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임포터와 딜러간 수직적 유통구조가 시장의 균형을 깨고 불필요한 경쟁을 촉발함으로써 딜러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결국 수입차 가격을 높이게 된다는 지적도 오랫동안 끊이지 않았다.

앞서 SK와 렉서스, 유진앤컴퍼니와 벤츠, CNH캐피탈과 BMW 등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임포터-딜러 계약해지 분쟁이 일어났으며 최근에도 폴크스바겐, 토요타 등의 일부 지역 딜러권 문제로 잡음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최대 딜러사이자 레이싱홍 계열인 한성자동차가 벤츠 코리아 지분 49%를 보유한 데 대해 다른 딜러사들이 '원천적인 불공정 구조'라며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는 것도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2011년 폴크스바겐 코리아와 벤츠 코리아 관계사인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독일 본사로부터 불공정 거래, 과도한 접대에 대해 감사를 받은 바 있다.

또 수입차 업체 계열 금융사는 할부 프로그램 등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했지만 "매달 얼마만 내면 수입차를 끌 수 있다"는 식으로 젊은 세대를 유혹해 '카 푸어(car poor)'를 양산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2011년에만 4952억원,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3349억원, 토요타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1464억원대의 영업수익을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 자동차 산업 전체에 끼치는 영향이 커진 수입차 업계에 대한 이번 조사는 동반성장과 경제민주화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상당한 함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수입차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선 뒤 올 들어서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는 13만여 대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10.01% 점유율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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