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성완종은 과연 꼬리였을까?… 문재인 "진실이 담겨있을 것"

文 "성완종 발언에 진실 담겨...金·許, 비서실장된 연유 드러나"
"자칫 與 지지층 결집할라"...신중론 고개 속 대응수위는 조절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0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 직전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거액을 건넸다고 주장한데 대해 '박근혜정권 최대의 정치 스캔들'로 규정하며 총공세를 폈다.

두 전직 비서실장을 비롯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철저한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며 여권과 검찰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발언 당사자가 고인이 돼 당장 진위가 가려지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춰 대응수위를 놓고는 당장 당 차원에서 특검 카드 등을 꺼내기 보다는 상황을 보면서 조절하자는 신중론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번 사건이 4·29 재보선 국면에서 야권에 '호재'가 될 수도 있지만 섣부른 강공이 오히려 여권 지지층의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어 보인다.

김성수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핵심 실세들이 연루된 불법 정치자금 수수사건이자 박근혜정권 최대의 정치 스캔들"이라며 "실체적 진실은 반드시 철저하게 규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의 당사자인 김, 허 전 전 실장은 국민 앞에 실상을 낱낱이 고백해야 한다. 모르쇠로 피해갈 생각은 하지 말라"며 "검찰은 이런저런 핑계로 덮고 가려해선 결코 안되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확대간부회의에서도 "왜 두 분이 비서실장이 됐는지 이해된다"(주승용 최고위원),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전병헌 최고위원), "검찰이 정권 눈치를 보지 말고 성역없이 수사해야 한다"(오영식 최고위원), "박근혜정권 실세와 부패한 기업의 결탁이 드러난 만큼 '성완종 리스트'를 밝혀야 한다"(추미애 최고위원) 등의 발언이 쏟아졌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유서 공개와 함께 특검을 요구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표는 회의 인사말에서는 이번 일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먼저 성 전 회장의 명복을 빈다"며 "마지막 남긴 말씀은 죽음을 앞두고 우리 사회에 특별히 남긴 것이니만큼, 진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말씀에 의하면 박근혜정부에서 허태열, 김기춘 두 분 전직 비서실장이 왜 연이어 비서실장이 됐는지 연유가 조금 드러난다"며 "성 전 회장의 죽음이 대단히 안타깝지만 자원비리 수사가 위축돼선 안 된다. 사실여부를 철저하게 가리는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표는 "검찰이 여러 차례 개선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불구, 수사를 마치기도 전에 피의사실부터 공표해 인격적으로 모욕을 가하는 잘못된 수사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잡아져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자칫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의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경계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성 전 회장의 사망으로 자원외교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흐지부지돼선 안 된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 등 핵심 '5인방'의 증인 채택을 거듭 촉구했다.비 공개 지도부 회의에서는 이번 사건의 성격 규정과 관련, '대선자금'으로 해야 하자는 의견도 일부 있었으나 '불법 정치자금'으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우리에게 구체적 정보가 있는 상태도 아니니 상황을 보면서 수위를 높여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

[정책 톺아보기] 가습기살균제 배상 전환, 국가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가습기살균제 배상 전환, 국가 책임 어디까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정부가 국가 책임을 전제로 한 배상·지원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10년 넘게 이어진 피해 구제 논의가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 참사를 사회적 재난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국가가 전면에 나서겠다는 이번 방침은, 피해자 구제 방식은 물론 향후 재난 대응의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교권 침해 학생부 기록 논쟁, 제도화 문턱까지 왔다

교권 침해 학생부 기록 논쟁, 제도화 문턱까지 왔다

교권 침해 행위를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제도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교사 보호 필요성이 현장과 여론에서 동시에 제기되는 가운데, 학생 인권 침해와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맞서고 있다. 교육 당국은 제도 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적·행정적 쟁점 검토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