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만약 유승준이 군대에 입대했었다면?… 의미없는 가정법, 남는 아쉬움

-
이젠 스티브유로만 불리는 유승준
이젠 스티브유로만 불리는 유승준
이젠 스티브유로만 불리는 유승준

가정법은 의미가 없다. 이미 일은 벌어졌고,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설마 유승준이 국민으로부터 용서를 받고 한국 연예계에 복귀해 이전 인기를 되찾는다 해도 그가 퇴출됐던 13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유승준의 한때 인기가 워낙 대단했기에 그가 국방의 의무를 정상적으로 마쳤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병역 기피 그전만 해도...

전성기 시절 유승준의 인기는 '많다, 적다'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의 것이었다. 1997년 '웨스트 사이드'란 앨범과 타이틀곡인 '가위'가 히트하며 데뷔와 동시에 인기 연예인이 되었고, '나나나', '열정', '비전', '찾길바래'를 연속에서 히트시키며 5집까지 한순간도 음원 차트에서 밀려나지 않았다. 본업인 가수로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시트콤과 드라마, 예능에서도 특출난 존재감을 잃지 않으며 방송계에 확실히 자리 잡았다.

당시 아이돌 가수를 좋지 않게 보던 기성세대에서도 유승준만은 예뻐라 했다. 단정한 반삭을 한 헤어스타일에 또렷한 이목구비로 전 세대에 어필했고, 탄탄한 춤 실력과 가창력으로 실력 논란에 휘말리지도 않았다. 매체에 보이는 모습도 성실하고 겸손하며 예의 바른 모습인데다 사생활도 잡음 한 번 없었다. 금연 홍보대사와 국방부 홍보대사 등 대외활동을 통해 좋은 이미지를 쌓은 것도 인기 요인이었다.

전 세대에 통하는 외모와 출중한 실력, 사회 공헌적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아이유와 위치가 비슷했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지금보단 아이돌 가수가 적었던 시기라 그의 인기가 더욱 독보적이었다. 그 흔한 라이벌 구도조차 상대가 없어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였고, 안티가 없어 유승준에 대한 욕은 듣고 싶어도 들을 수가 없었다. 아이돌 가수치곤 다시없을 인기를 누렸다고 불 수 있다.

 

스크린과 TV를 넘나들며 인기를 이어온 엄정화
스크린과 TV를 넘나들며 인기를 이어온 엄정화

 

? 군대를 갔다면 인기가 하락했을까?

90년대 후반이던 당시 군 입대는 연예인 생명을 끝낼 수 있는 치명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유승준은 공익 판정을 받았고, 병무청으로부터 일과 후 연예인 활동을 보장받은 상태였다. 국방부 홍보대사로 오랫동안 활동한데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근무지도 여의도로 정해둬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브라운관에 자신의 얼굴을 비출 수 있었다.

유승준이 군 복무를 해야 했던 시기인 2000년대 초반엔 별다른 경쟁자도 없었다. 90년대를 풍미한 그룹 H.O.T.는 2000년에 발표한 앨범을 마지막으로 해체했고, 솔로 활동을 시작한 전 H.O.T. 멤버들은 이전과 같은 인기를 얻지 못 했다. 2000년대 초반에 활동한 신화와 god의 인기도 신드롬과는 거리가 있었다. 유승준이 공익근무 때문에 방송 활동에 제한이 있었더라도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긴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 군 복무에 대한 인식도 이 시기를 기점으로 많이 변화했다. 군 입대를 기피하는 연예인을 묵인하는 분위기에서 지탄하는 분위기로 점차 바뀌어갔고, 2005년엔 입대한 문희준은 이에 수혜를 입어 전역 후 인기를 상당수 회복하기도 했다. 유승준이 먼저 군에 입대하고 군복무를 마쳤다면 그 찬사가 유승준의 것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 군대를 갔었다면 지금 위치는?

90년대 가수들이 지금 까지 전성기 인기를 유지한 사례는 많지 않다. 하지만 상당수가 예능을 중심으로 방송 활동을 계속하고 있으며, 엄정화나 이효리 같은 경우 영화와 드라마로 활동 범위를 넓히며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유승준은 방송 복귀를 못했음에도 90년대 후반 최고의 가수로 꼽히며, 당시에도 연기 활동과 예능에 두각을 나타낸 만능엔터테이너의 시초였다. 유승준이 만약 전성기 인기를 유지하지 못했다 해도 연예계에서 인정받는 위치까지 올랐을 가능성은 크다. 하지만 한때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 모든 가능성은 물거품이 되었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정책 톺아보기] 대학 등록금 인상 한도 하향, 부담은 누가 지나

교육부가 내년도 대학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를 다시 낮추면서 고등교육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등록금 동결 기조 속에서 대학 재정 압박과 가계 부담 완화라는 두 목표가 동시에 충돌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이슈인 문답] 쿠팡 청문회 논란, ‘셀프조사’가 남긴 쟁점은

쿠팡을 둘러싼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환경 논란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가 31일 이틀째 이어지며 ‘셀프조사’의 한계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사 과정의 독립성 부족과 노동자 보호 미흡 문제가 맞물리면서, 플랫폼 기업 전반을 겨냥한 제도 개선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이슈인 문답] 응급실 ‘뺑뺑이’ 반복,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한 채 이송을 반복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와 관련해 김정언 중앙응급의료상황실장이 29일 서울 중구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전산 정보만으로는 실제 수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부산 고교생 응급환자 사망 사례를 계기로,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단순한 병상 부족이나 이송 지연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현장 의료진의 문제의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이슈인 문답] 은둔형 외톨이 5%, 사회적 고립 구조화

한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5%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사회적 고립이 개인의 선택이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번에 드러난 실태를 중심으로 고립의 원인과 제도적 대응 과제를 문답 형식으로 짚어본다.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책 톺아보기] 에너지바우처 추가 지원, 취약계층 체감도는

정부가 등유·LPG를 주로 사용하는 난방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바우처를 추가 지원하기로 하면서 겨울철 에너지 복지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고환율과 연료비 상승이 맞물리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다만 일회성 지원의 한계와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 공개, 사용자 책임 어디까지

노동조합법 개정에 따른 이른바 ‘노란봉투법’ 가이드라인이 26일 공개되면서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내년 3월 10일 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해석 지침을 제시했지만, 원청 책임의 범위와 노동쟁의 인정 기준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시각 차는 여전히 크다.

[정책 톺아보기] 가습기살균제 배상 전환, 국가 책임 어디까지

[정책 톺아보기] 가습기살균제 배상 전환, 국가 책임 어디까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정부가 국가 책임을 전제로 한 배상·지원 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10년 넘게 이어진 피해 구제 논의가 중대한 분기점을 맞았다. 참사를 사회적 재난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국가가 전면에 나서겠다는 이번 방침은, 피해자 구제 방식은 물론 향후 재난 대응의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교권 침해 학생부 기록 논쟁, 제도화 문턱까지 왔다

교권 침해 학생부 기록 논쟁, 제도화 문턱까지 왔다

교권 침해 행위를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하는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제도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교사 보호 필요성이 현장과 여론에서 동시에 제기되는 가운데, 학생 인권 침해와 낙인 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맞서고 있다. 교육 당국은 제도 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법적·행정적 쟁점 검토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