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갑질 고객', 이제 거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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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인천 신세계 백화점 1층에서 점원 2명이 고객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는 영상이 공개돼 비난이 일었다 이 여성 고객은 귀금속 무상수리 여부를 놓고 점원들에게 1시간가량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인천 신세계 백화점 1층에서 점원 2명이 고객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는 영상이 공개돼 비난이 일었다 이 여성 고객은 귀금속 무상수리 여부를 놓고 점원들에게 1시간가량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 인천 신세계 백화점 1층에서 점원 2명이 고객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는 영상이 공개돼 비난이 일었다 이 여성 고객은 귀금속 무상수리 여부를 놓고 점원들에게 1시간가량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정노동자가 늘어난 이유?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이 제품만 판매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그들은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감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받는다.

FEI금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면대면 (Face to Face) 혹은, 목소리 대 목소리 (Voice to Voice)로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은 대부분 감정노동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감정 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가 규모를 정확히 산출하긴 어려우나, 정부는 취업자 근로환경 조사를 통해 약 560만 명에서 740만 명가량이 될 것이라 추산하고 있으며, 고용노동부 역시 임근 근로자의 31~41%정도로 보고 있다.

감정노동을 특히 많이 수행해야 하는 직업군은 음식서비스 관련직, 영업 및 판매직, 미용∙숙박∙여행∙오락∙스포츠 관련직이었으며, 금융업계 종사자, 콜센터 상담원, 영업창구 직원 역시 비교적 높은 감정노동을 수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경제가 팽창하고 높은 삶의 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시장이 확대된 업종이며, '손님이 왕이다.'라는 기업의 고객 지향적 서비스 정책에 노동 강도가 급격히 높아진 직종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 동안 고객의 '갑질'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부각된 덴 배경엔 산업 구조의 고도화와 사회 분위기의 변화도 포함되었던 셈이다.

이해할 수 없는 블랙컨슈머 갑질에 정부가 나섰다

한 시민단체가 의료·금융·도소매 종사자 2천244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상대하기 어려운 고객을 응대하면서 발생한 스트레스 정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한 비율이 여성은 45.1%, 남성은 15.9%에 달했다.

지난해 12월엔 현대 백화점 중동점을 방문한 한 모녀가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을 무릎꿇려 사회적 지탄을 받았고, 이달 16일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스와로브스키 매장에서 한 여성 고객이 점원을 무릎 꿇린 일이 밝혀져 다시 한 번 여론이 종업원 보호 필요성에 공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정부가 산업안전보건법을 손보기로 결정했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사업주들이 '고객 응대 매뉴얼'을 반드시 갖추도록 의무화하는 것이다. 이 매뉴얼에는 근로자가 고객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폭언이나 폭력을 당할 때 고객 응대를 거부하거나, 고객의 행위가 지나치게 심할 때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길 수 있다.

실제로 기업의 '블랙컨슈머'대응 실태는 상당히 빈약했다. 2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블랙컨슈머에 어떻게 대응하는가?"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 업체의 83.7%가 '그대로 수용한다.'라고 답했고, '법적 대응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14.3%, '무시한다.'는 2.0%였다. 부당한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기업 이미지 훼손 방지.'로 90%에 달했다.

블랙 컨슈머에 대처 못하는 기업, 사회적 손실 부른다

정부는 고객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고 사과토록 하는 기업의 행태에 제동을 걸어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이며, 고객 응대 근로자가 고객의 폭언, 폭력 등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직무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직무전환 관련 규정도 고려할 예정이다.

블랙 컨슈머로 인한 감정노동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심각한 사회적 손실이다. 지난 2013년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감정노동자 2,268명을 대상으로 우울척도 실태조사를 한 결과, 무려 42%가 심리상담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고, 30.6%는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답했며. 심지어 이 중 4%는 이미 자살을 시도를 한 경험이 있었다. 이는 국내 노동자 평균보다 높은 수치였다.

이외에 고객 응대 근로자를 위한 스트레스 예방 교육도 의무화, 고객 응대 근로자가 많은 판매·서비스업종 등에 대한 지속적인 행정지도 등 다방면에서 종업원 보호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독일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기업들이 근로자의 업무 관련 스트레스를 예방하고 이를 감소하려는 노력을 하도록 노동법에서 강제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법제화로 감정노동자에 대한 제도적 보호가 이뤄진다면, 사회적 논란이 되는 일부 고객의 '갑질' 행태나 기업의 무관심한 태도 등이 상당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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