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판매자와의 관계 갈등, 해소할 방법은 딱 한가지다.
수차례 '고객 갑질'의 사례가 연달아 보도되며, '손님이 왕이다'라는 문구는 구시대적인 단어로 전락해버렸다. 과도하고 부당하게 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을 거부하는 판매자가 늘고 있으며, 손님과 대등한 관계에 있다며 판매자의 자존감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학자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치킨매니아 비닐 치킨'사건은 판매자와 고객의 지위를 다시 한번 고민해보게 한다. 부당한 서비스에 권리를 주장하는 소비자의 행위도 갑질을 판매자가 갑질로 인식한다면, 윤리적 잣대를 누구의 편으로 기울여야 하는 걸까?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치킨매니아 은평구산점에 치킨을 주문한 고객(여)는 치킨 한 조각에 비닐이 묻어 있는 걸을 발견했다. 도저히 먹지 못할 물건이라고 생각했는지 주문한 지점에 전화를 걸어, 환불을 요청했다. 하지만 판매자는 이 정도 실수도 용납하지 못하냐면서 환불을 거부했으며 "노블리스오블리주 정신"을 언급하며, "예의를 지켜달라."라는 말을 했다. 완곡한 표현이지만 "이건 '갑질'이지 않느냐"는 뉘앙스가 담겨있다.
그렇다면 고객은 정말로 '갑질'을 한 것인가?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고객이 욕설을 하거나 비정상적인 요구를 한 것은 아니다. 조리 과정에 비닐이 들어간 문제에 대한 심각성은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테니, 이를 '과민한 반응', 혹은 '정당한 요구'라고 규정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 결국 '왕으로 행세하려는 고객의 갑질'인 건지, '손님을 봉으로 아는 판매자의 잘못'인 것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남는다.
고객과 판매자가 대등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현실의 경제행위에선 언제나 갈등 요소가 발생하며, 법적 / 윤리적 판단을 요구할 경우엔 각 행위자의 잘잘못이 가려지게 된다. 결국 누군가는 감정적으로 인내를 해야 할 상황에 처한다. 항상 대등한 상태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각 상황에서 고객과 판매자가 갖는 지위 격차를 완충할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
사실 기업 대부분은 고객과의 갈등관리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서비스 담당 직원에게 지속적인 교육을 한다. 치킨매니아가 빠르게 사과문을 내놓은 것도 가맹점에서 불거진 논란이 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전에 선제적 조치를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자신들이 어떤 잘못을 했으며,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어떻게 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힌, 상당히 '잘 쓴' 사과문이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다수대 다수의 마찰을 충분히 해소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한양대학교 겸임교수인 김정범 변호사는 이 같은 고객-판매자 관계 갈등 문제의 원인이 '공동체 의식의 상실'에 있다고 진단했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고 개인만을 위해 행동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때문에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여유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윤리적 기준이 애매한 상황에선 이기심에 의한 갈등 지수가 증폭되어 적정 수준에서 합의에 이르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하지만 경제의 범주 안에선 만인이 공급자이며 또 소비자이기도 하다. 개인과 집단이 하는 모든 일의 목적은 자신의 편익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타인의 요구를 충족시키는데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다수대 다수 간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쉬운 말로 풀자면, 지금 당신이 욕설을 쏟아내고 있는 은행 직원이 당신의 딸일 수 있고, 감쪽같이 속였다고 생각한 고객이 당신의 아버지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설사 당신의 가족이 직접적인 피해의 대상이 되지 않았다고 해도, 이기심으로 발생한 사회적 손실은 언제든지 본인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 돌아올 수 있다. 남에게 못된 짓 하고는 못 산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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