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월)

재경일보

4대강 사업의 슬픈 사연...기업이 마음대로 나랏돈 빼먹는 '허술한'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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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4대강 공사를 담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건설사들에 대해 벌금형을 확정했다.

지난 2009년 4월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 6곳 임원들이 서울 시내 호텔에 모여 경쟁입찰을 가장해 투찰 가격을 담합하고 공구를 나눠 가지는 방식으로 이문을 챙기기로 입을 맞췄다. 사업계획이 확정되면 건설사 영업 및 토목담당자들이 은밀히 모여 공구배정을 사전에 합의하고 합의대로 들러리 투찰에 나서거나 입찰을 포기하는 방식이다.

당시 한국수자원공사는 2009년 총사업비 2조2천458억원을 들여 경인운하사업을 시작, 2011년 공사를 마무리했다. 입찰담합과 관련한 6개 공구에 책정된 발주금액은 1조3천485원이었다. 정보를 입수한 삼성, 현대, 대우, GS, 대림 등 이른바 '빅6'의 영업부장과 토목담당 임원들은 같은해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시내 음식점 등에서 수차례 만나 각 사가 참여할 공구를 사전에 결정했다.

그 결과 제1공구는 현대건설[000720], 제2공구는 삼성물산[000830], 제3공구는 GS건설[006360], 제5공구는 SK건설, 제6공구는 대우건설[047040]과 대림산업[000210] 간에 조정하기로 서로 합의했으며, 결국 2009년 4월 23일부터 5월 4일 6개 공구입찰 시 공구분할 합의대로 투찰, 사업을 따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비리도 적지 않았다. 제3공구 들러리로 참여한 동아건설은 설계용역사에게 처음부터 '싼 설계'를 의뢰했고 설계용역사는 용역비 상당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해 사용했으며, 제1공구 들러리사인 현대엠코는 투찰 전 자신이 설계한 핵심 설계도면을 현대건설에 주기도 했다.

이같은 담합 행위는 건설사들의 '몹쓸' 관행도 문제지만, 수조원의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국가사업을 정권 내에 완공하겠다는 욕심으로 꼼꼼한 준비 없이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와 4대강 사업의 '아킬레스건'이 되었다. 검찰은 2013년 담합에 가담한 건설업체 11곳을 재판에 넘겼고, 대법원은 29일, 건설산업기본법 최고형인 벌금 7천500만 원을 선고했다.

독성 녹조 등 환경 문제까지 발생... 측정장치 개발 업체는 정부 보조금 가로채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데 4대강 녹조에서 독성물질이 발견된 것이다. 4대강 녹조 등과 관련해 일본 국립신슈대 물질순환학과 박호동 교수 연구팀은 지난 28일 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과 '4대강 사후 피해 모니터링과 지역주민 삶의 변화' 토론회를 열고, 올해 8월 27~29일 한강 3곳(홍제·안양·가양)과 낙동강 3곳(대동·함안·달성), 금강, 영산강에서 녹조가 발생한 수역을 중심으로 하천수를 채취해 분석해 이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낙동강에서 조사 지점에 따라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최대 400ppb(ppb는 미량의 물질 농도 단위로 10억분의 1 농도)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산강은 200ppb, 금강 300ppb, 한강 50~400ppb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시스틴은 활성탄에 의해 잘 걸러져 우리나라 정수 설비·기술로 독성 물질의 99%가 제거된다. 하지만 마이크로시스틴 농도가 400ppb에 이르면 이론적으로 잔량이 4ppb가 돼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기준치(1ppb)를 4배나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지난 7일엔 정부로부터 4대강 녹조 측정장치 개발 등 환경 분야 연구개발(R&D) 사업을 수주한 뒤 보조금을 가로챈 업체들이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환경 관련 R&D 업체 다수가 2011년 10월부터 올 1월까지 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4대강 사업 녹조 측정장치 개발 등 10여개 사업을 수주하고서 증빙서류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7억 천여만원을 횡령하거나 가로챈 것이다.

이중 한 업체의 대표인 김씨는 보조금 일부를 애초 목적인 R&D가 아닌 회사 운영자금이나 개인 용도 등으로 빼돌려 쓰고 나서 환경산업기술원에 실적을 보고할 때는 통장 사본과 거래업체 세금계산서를 위조, 증빙서류로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적발된 업체 가운데 일부는 사업을 따고 나서 마치 하도급이 있었던 것처럼 거래업체와 짜고 세금계산서를 허위 발급받는가 하면, 유령회사를 만들어 자금을 세탁한 뒤 다시 돌려받는 수법으로 보조금을 가로챈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산업기술원은 2012년 말까지는 사업 담당 업체가 선정되면 총액 기준으로 보조금을 일괄 지급하다 보조금 유용 문제가 불거지자 이후 세분화한 항목에 따라 연구비를 신청받았으나 업체들의 이런 행태는 여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업 수주업체가 거래업체에 하도급을 줄 경우 환경기술원이 해당 거래업체에 직접 연구비를 지급하도록 하고, 사업 실사를 담당할 전문위원을 늘리는 등 효율적인 실사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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